레이블이 poesie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poesie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 3. 5.

두두




 
 
 
 
 
 
***
 
 
 
 

 
 
그대와 산
- 서시
 
 
 
그대 몸이 열리면 거기 산이 있어 해가 솟아오르리라, 계곡의 물이 계곡을 더 깊게 하리라, 밤이 오고 별이 몸을 태워 아침을 맞이하리라.
 
 
 
 
 
 
아이와 강
 
 
 
아이 하나 있습니다
강가에
 
 
아이 앞에는 강
아이 뒤에는 길
 
 
 
 
 
***
 
 
 
"제발 내 시 속에 와서 머리를 들이밀고 무엇인가를 찾지 마라. 내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것은 없다. 이우환 식으로 말해,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읽으라. 어떤 느낌을 주거나 사유케 하는 게 있다면 그곳의 존재가 참이기 때문이다. 존재의 현상이 참이기 때문이다. 내 시는 두두시도 물물전진(頭頭是道 物物全眞: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길이고, 사물 하나하나가 모두 참되다)의 세계이다. 모든 존재가 참이 아니라면 그대도 나도 참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모든 시는 의미를 채운다. 의미는 가득 채울수록 좋다. 날이미지시는 의미를 비운다. 비울 수 있을 때까지 비운다. 그러나 걱정 마라 언어의 밑바닥은 무의미가 아니라 존재이다. 내가 찾는 의미는 그곳에 있다. 그러니까 바닥까지 다 비운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존재를 통해서 말한다.

원천적으로 주관의 개입 없는 시 쓰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주관의 개입 없는 시란 존재하지도 않는다. 모든 시에서의 주관은 어디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날이미지시에도 주관이 개입한다. 그러나 그 주관은 현상에 충실한 현상의 의식으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날이미지시의 주관은 현상화된 주관이며 날이미지시는 주관까지도 현상화하는 시다.

날이미지시를 읽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존재의 편에 서라. 그리고 시 속의 현상을 몽상하라. 날이미지의 시 세계는 돈오의 세계가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나는 환유로 시를 쓰고 있지 않다. 환유로 시를 쓰고 있지 않고 환유를 축으로 하는 언어 즉 환유적 언어 체계로 쓰고 있다. 환유를 중심으로 하는 언어의 변두리에는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끝없이 투명해지고자 하는 어떤 욕망으로 여기까지 왔다. 여기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것을 비우고자 하는 욕망과 연결되어 있음은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두시도 물물전진을 곁에 두고 있으랴."(뒤표지, 시인의 유고)
 
 
 
 
 
 
 
 

2013. 2. 28.

시인이 뽑은 좋은 시집들




* 아래는 제가 좋아하는 문학평론가 김익균 선생님께 부탁드려 받은
우리나라 좋은 시인, 시집 목록입니다.


  -------------------------------------------

 
*설문조사 결과는 그때그때 다르니까 대략 경향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열 명 정도는 전집을 읽는 게 좋겠죠.



* 문학사 최고의 시집 설문조사(1위 10위) (2012년 『시인세계』)
1위 김소월 『진달래꽃』(1925년)
2위 서정주 『화사집』(1941년)
3위 백석 『사슴』(1936년)
4위 한용운 『님의 침묵』(1926년)
5위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
6위 정지용, 『정지용시집』(1935년)
7위 이상, 『이상선집』(1956년)
8위 김수영, 『달나라의 장난』(1959년)
9위 임화, 『현해탄』(1938년)
10위 이육사, 『육사시집』(1946년)

전집을 읽어 주면 좋은 시집으로
임화, 김영랑, 이용악, 오장환, 김춘수, 김종삼, 신동엽 등

* 그 외의 추천 시집
이성복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년)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1983년)
 
 
신경림 『농무』(1973년)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1989년)
박노해, 『노동의 새벽』(1984년)
백무산 『만국의 노동자여』(1988년)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1981년)
황인숙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1988년)
고은 『만인보』(1986~2010년)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1982년)
정현종 『나는 별아저씨』(1978년)
정호승 『서울의 예수』(1982년)
황동규 『삼남에 내리는 눈』(1975년)
고정희 『초혼제』(1983년)『지리산의 봄』
오규원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1987년)『두두』(2009년)
최승호 『세속도시의 즐거움』(1990년) 『대설주의보』
허수경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1988년) 『혼자 가는 먼 집』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2005년)
김경주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2006년)
신용목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2007년)『아무 날의 도시』(2012년)
황인찬 『구관조 씻기기』(2012년)
* 그외

나희덕, 장석남, 문태준, 김선우, 진은영, 서효인, 유승도, 김진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