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4.

ceci n'est pas une pipe 5


 
VI. 그림은 확언이 아니다
    
 
언어 기호와 조형 요소 사이의 분리, 유사와 확언의 등가성. 이 두 원칙이 고전 회화의 긴장을 구성했었다. 후자는 언어 요소가 세심하게 배제된 회화에 담론(말이 있는 곳에서만 확언(確言, affirmation)이 있다)을 재도입했다. 거기에서 고전 회화가 언어 외부에서 자신을 구성하면서도 말을 한다는-그것도 아주 많이-사태가 비롯되었으며, 거기에서 고전 회화가 자신 아래에 이미지와 기호의 관계를 되살릴 수 있었던 일종의 공통의 자리(lie commun)를 갖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마그리트는 언어 기호와 조형 요소들을 연결시키는데, 그러나 어떠한 선행 동위소(isotopie)도 설정하지 않는다. 그는 유사가 태연하게 근거하고 있는 확언적 담론의 바탕을 회피한다. 그리고 그는 지표 없는 용적과 구도 없는 공간의 불안정 속에서 비확언적 순수 상사체들과 말의 언표들을 놀이하게 한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말하자면, 바로 그 작동절차의 기본형식을 제공한다.
    
 
1. 이미지, 텍스트, 유사, 확언 그리고 그들의 공통의 자리가 동시에 가시적으로 현존하는 칼리그람을 실천하는 것.
 
 
2. 그 다음, 칼리그람이 곧바로 해체되어 사라져 버리고, 자신의 텅 빔만을 흔적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대번에 열어 나가는 것.
 
 
3. 담론이 자신의 무게 때문에 떨어지고, 가시적인 문자의 형태를 얻도록 하는 것. 문자들은, 그것들이 그려지는 만큼, 그림 그 자체와 불확실하고 무한하고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 놓이는데, 그러나 어떠한 표면도 그들에게 공통의 자리로 쓰일 수 없다.
 
 
4. 다른 한편, 상사체들이 자신들로부터 출발해 증식되고 자신들의 입김에서 태어나, 그것들이 자신들 외의 그 어떤 것에도 귀속되지 않게 되는 에테르 속으로 끝없이 피어올라가도록 둘 것.
 
 
5. 조작이 끝난 후, 침전물의 색깔이 변했는지, 흰색이 검은색으로 변했는지, 유사의 재현 속에 은밀히 감추어진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가 순환하는 상사체들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가 되었는지 잘 검증할 것.
    
 
 
언젠가 이미지 그 자체와 그것이 달고 있는 이름이 함께, 길다란 선을 따라 무한히 이동하는 상사에 의해, 탈동일화()되는 날이 올 것이다. 캠벨, 캠벨, 캠벨, 캠벨.”(77-79)
 
 



79.


andy warhol

http://en.wikipedia.org/wiki/Andy_Warhol


1962











Campbell's Soup I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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