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education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education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5. 6. 3.

나는 세상을 만드는 창조자


 

 

1. 나는 위대하다. 당당히 나의 길을 갑시다.
 
 
무한 가능성을 간직한 나입니다. 무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만 해도 앞날이 기대로 흥분됩니다. 내 주머니에 간직하고 있는 가능성을 하나씩 꺼내어 창조해 나간다면 하루하루가 재밌고 즐거운 날뿐이겠습니다. 이 말도 멋있네요. 나는 무한 창조자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려고 공부하는 거 아닐까요? 나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창조의 힘을 키우려고요. 왜? 사는가요? 이렇게 신나게 살면서 행복하려고 사는게 아닐까요? 무한 가능성을 창조하는 그 시간을 만들려고요. 어떠세요? 10대 여러분은 어떤가요? 그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2. 너는 지금 이런 상태야. 내가 가르쳐 줄게.
 
 
나를 고정시킵니다. ‘너는 지금 이런 상태야’ 이 말 어떤가요? 주변에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말로 흔히 듣습니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서 내가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과 지금 해야 할 것을 알게 합니다. 계획을 세우게 하는 면에서는 도움을 줍니다.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지요. ‘중간고사 영어 성적이 82점이야.’, ‘성격이 외향적이야.’, ‘I.Q.가 120이다.’, ‘양로원 봉사활동 실적이 있네.’ 이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나요? 그 다음 말은 이런 말입니다. ‘수도권 대학에 못 가.’, ‘움직이는 동아리로 바꾸지.’, ‘간호사나 상담사로 진로를 잡아 봐.’ 너는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너의 준비정도가 여기까지니까 너는 이런 일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질문하게 됩니다. ‘그거 이상이 되려 하면 안 되나요?’, ‘그거와 다른 거 되려고 하면 안 되나요?’ 변화의 가능성을 위해서 이런 말을 했을 텐데요. 결과는 나를 고정시키는 효과를 만들고 있지 않나요? ‘너는 이런 정도의 아이야’ 이런 말로 나를 고정시키네요.
 
 
나를 부정하게 됩니다. ‘너, 지금 네가 얻은 국어성적 그리고 너의 활동으로는 네가 생각하는 목표에 다가가기에 조금 부족해. 그러니 더 열심히 노력해서 바꾸자.’ 목표에 가기 위해 힘내자. 이렇게 말합니다. 저기까지 가려면 더 해야겠다고 합니다. 고마운 말입니다. 그러나 ‘너 말고! 지금 네 모습 말고! 목표에 있는 네 모습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할 너만 남습니다. ‘지금의 나’는 부정됩니다. 여기가 아닌 저기를 위해 부정됩니다. 처음에 저기(목표)는 분명 나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거꾸로 저기 저 놈이 나를 윽박지르고 비하하는 꼴이 된 겁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틀렸어, 부족해, 아직 아니야, 한참 부족한데 쫌 더 하지!’ 저기 목표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을 참자. 이 말인데요. 이 참자는 말은 어떻게 나를 만들까요?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의 유보, 연기, 억제,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눈 감고, 귀 막고, 욕구를 가두는 겁니다. 공부해야 한다고 말할 때 이렇게 말을 하지요. 예술적 감각 죽이기, 건강한 체력 키우지 않기, 세상을 보는 여행 안하기, 다른 사람의 삶 관심 가지지 말기, 세상을 학습노트에 있는 걸로만 외우기. 이렇게 되는 겁니다. 여러분은 ‘배운다.’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나요? 세상을 알기 위해 배운다면 이런 모습은 배우는 게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을 포기하는 것은 배움을 거부하는 겁니다.
 
 
무엇을 안다는 걸까요? 저기(목표)만 가면 된다고 합니다. 결과를 중시하는 말이지요. 지행합일이나 언행일치라는 말을 들어봤지요. 지와 행이 따로 있은 개념이니 둘을 하나로 일치시켜야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는 만큼 행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이런 질문 던져볼게요. 지 즉 아는데, 행 즉 행동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런 건 아는 건가요? 알지 못하는 건가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학교공부가 어떠냐는 겁니다. 잘 살기 위해 배우는 중이니까요. 학교에서 엄청난 지식을 습득합니다. 삶의 가치도 배우고 도덕 윤리도 배우고 이웃과 민족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그러면 그런 도덕심과 윤리의식 민주주의 의식을 가진 시민이 되나요? 수업시간은 일방적으로 듣는 시간입니다. 여러분의 주관적 생각과 가치관은 주목받지 못합니다. 객관적 지식을 외우고 잘 외웠나 평가를 합니다. 행위나 실천이나 가치관이 어떤가는 관계없습니다. 여기에서 나의 행동은 빠집니다. 나를 교육과정에서 소외시킵니다. 배운다는 것이 나의 창조 능력을 키우고 내가 살아가는 방향과 방법을 만들고 그런 힘을 키우는 과정이라면 나는 학교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나를 배제하는 교육은 재미없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활기찬 활동을 하고 주체로 참여해야 재미있습니다.
 
 
배우면서 자존감 있는 당당한 나를 만들려 했습니다. 무한가능성의 창조자라는 포부는 어디로 갔을까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열심히 공부하는데 거꾸로 나는 부정되고, 자존감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뭔가 불행해질 거 같군요. 어떤가요? 대한민국 학생들의 행복도와 공부 만족도는요? 우리가 알고 있는 수치들이 혹시 이런 모습의 결과는 아닐까요?
 


3. 내가 가야만 하는 세상, 진짜 세상. 그런 세상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
 
 
영화 메트릭스를 보았나요? 영화 장면 초반에 기계에 매달려서 가짜 이미지를 정보로 주입받고 기계의 에너지로 쓰이기 위해 갇혀서 키워지는 인간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엄청 놀랍습니다. 혹시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그럴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생각하게 합니다. 즉 진짜 세상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이고 달콤한 현실세계는 이미지로 만든 가짜세계라는 설정입니다. 감각으로 느끼는 현실세계는 가짜고 진짜 세계인 본질의 세계는 따로 있다는 겁니다. 진짜세계로 가야한다는 거죠. 이런 사고방식이 여러분이 학교에서 늘 듣는 훈계와 부모님으로부터 듣는 잔소리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스스로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너의 모습은 틀렸고 부족해. 내가 도와줄게. 내가 가르쳐 줄게.’, ‘그렇게 하지 마. 앞으로 나가기 위해 이렇게 해보란 말이야.’, ‘내가 한 일이 이게 뭐야. 하긴 했는데 내놓기가 정말 부끄럽네.’ 이렇게 해서는 자존감과 행복감이 키워지기 어렵겠습니다.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크르(프랑스어: simulacre)라는 개념을 말합니다.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것처럼, 때로는 존재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인식되는 것들을 말합니다. 원본과 복제라는 생각 틀에서 원본은 없다는 생각 틀을 제시하는데요. 원본이 없는 세상은 가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면 그 자체를 감각적으로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원본이 없다면 삶의 나침반이 없어서 무서울까요? 기댈 곳이 없어서 무서울까요? 어떨까요? 이런 변화도 생길 겁니다. ‘너를 비난할 기준이 없어.’ 원본 세상이 나를 부정하지 못한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서 나의 모습으로 당당한 겁니다. 그렇다면 내가 만든 모든 세상이 긍정적으로 살아나지요. ‘나 이번 말하기 대회에서 10명 중 5등 했어. 2등은 했어야 했는데. 나는 너무너무 부족한가봐. 나는 도대체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이런 생각을 바꾸는 겁니다. ‘나 이번에 말하기 대회에 나갔는데 너무 재미있었어. 나도 소질이 충분하다는 걸 발견했어. 기뻐. 다음에 또 나가야지.’ 나의 현재 모습은 내가 걸은 당당한 시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왜? 누가? 그런 나를 뭐라고 합니까? 나는 계속 가고 있는데요. 내가 무언가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길 때 그것을 소중히 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존감은 이런 일상의 긍정에서 만들어집니다. 내 것이 소중할 때입니다.
 
 
삶의 나침반이 없다면 더 외롭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찬란하고 즐겁고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오롯이 나의 몫일 겁니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행동하고, 즐기고 그리고 모두 전적으로 책임지는 겁니다. 배움은 그런 과정을 밟아가면서 내가 만들어가는 거지요. 여러분이 경험하는 모든 것이 일천하거나 하찮은 것이 아니라 그것이 소중하고 그것이 정말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이 배움의 장입니다. 세상을 만나러 갑시다.
 



4. 세상을 만나는 재미난 방법을 말해 볼게요
 
 
등장하는 겁니다. ‘완득이를 당장 끄집어내서 내 코앞에 데려다 놔요.’ 가좌중학교 인문학동아리 시간에 한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시간, 바로 여기 이곳에서 주인공을 만나는 겁니다. 독서는 간접체험이라는 말은 직접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해요. 흐릿합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재미가 덜 합니다. 지식 탐구자나 구경꾼처럼 책을 읽게 됩니다. 이렇게 해 보세요. 완득이를 읽는 순간에 완득이를 내 앞에 데려다 놓으세요. 변화가 생깁니다. 내 앞에 있는 순간 나는 완득이와 인사를 하게 됩니다. 악수하고 말도 건네죠. ‘너 정말 킥복싱 잘 하더라. 너 여자 친구에게 잘 좀 해줘라.’, ‘난 네가 운동하는 거 찬성해. 응원할게. 근데 살짝 드는 생각인데 공부도 조금 하면 안 될까?’,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이 말 멋졌어. 하하 나도 그렇게 빈단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수다를 떨 수 있어요. 그러면서 내가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이런 등장은 구경꾼이 아닙니다. 나도 주인공이 되지요.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순간에 나의 바람, 기준, 가치관 등 여러 모습이 같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상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영상세대이니 이 순간 영상을 떠올려 보세요. 내가 거기에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구경꾼이 절대 아닙니다.
 
 
구경꾼은 이런 모습입니다. 재난 영화 ‘해운대’는 쓰나미 관련 영화입니다. 그 무시무시한 장면 앞에서 나는 태연합니다. 화면이니까요. 영화 속 사람이 위험해도 나는 침착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쓰나미의 위험성을 생각합니다. 나는 구경꾼입니다. 어떤 행동이나 선택 결정을 안 합니다.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구경꾼은 선택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그에겐 어떤 변화도 없습니다. 그는 세상의 주인으로 등장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에겐 배움이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내가 등장하는 겁니다. 바로 여기 이곳에서, 그것도 지금 당장 등장하는 겁니다.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다.’ 이 말을 바꿉시다. ‘우리는 지금 항상 주인공이다.’ ‘나를 주인공이 못되게 하지 마세요!’ 라고 하세요. 여러분이 즐기는 게임 생각해 보면 더 빠르겠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늘 전략을 세우고 선택하고 과감하게 움직입니다. 내가 전부하는 겁니다. 그래서 재미납니다. 내가 주인입니다. 구경꾼이 아닌 등장하는 자는 선택하고 행동하고 변화를 맛봅니다. 이렇게 세상을 만나는 과정에서 배움이 생깁니다.
 
 
다름을 만나요. 김유정의 ‘동백꽃’은 청소년기의 두 남녀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묘사한다고 해설합니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집 수탉이 점순네 수탉에게 해코지를 당한다. 점순이가 슬쩍 건네주는 감자를 안 먹는다고 하자 점순이는 홍당무가 되어 씩씩 거리며 갔다. 다음날 점순이는 우리 집 씨암탉을 두들겨 팬다. 나는 우리 집 수탉에 고추장을 먹여 점순네 수탉과 싸움을 붙인다. 우리 집 수탉이 싸움에서 이기다가 막판에 진다. 다음날 나무를 해오는데 점순이가 또 싸움을 붙여 놓았다. 화가 나서 점순네 수탉을 때려 죽였다. 나는 걱정에 운다. 점순이와 동백꽃 속으로 넘어진다. ‘동백꽃’를 읽고 어느 독서모임에서 중학생이 말했답니다. ‘닭싸움이네. 네, 닭싸움이 주제 맞네요. 계속 닭싸움하는 얘기만 나오잖아요.’, ‘여기 어디에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나와요?’ 정말 이렇게 해석할 줄은 몰랐답니다. 처음엔 기가 막혀서 웃었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시선으로 생각해 보니 틀린 말도 아니더래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이 중학생들의 생각이 기발하지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동인의 ‘감자’를 읽고 독서토론을 했을 때입니다. ‘감자’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복녀는 15세에 동네 홀아비에게 80원에 팔려 갑니다. 복녀가 이일저일 하지만 남편이 너무 게을러서 결국은 사대문 밖 칠성굴로 쫓겨나고 복녀는 몸을 팔게 됩니다. 왕서방을 만나서 돈을 벌다가 왕서방에게 죽게 됩니다. 그녀의 송장은 돈으로 팔려 버려집니다. 어려운 생활상이 그려집니다. 생활고 속에서 변해가는 인간의 타락한 모습을 자연주의 기법으로 묘사합니다. ‘감자’를 읽고 하는 토론 주제는 복녀의 타락은 복녀 개인의 책임인가? 아니면 사회의 책임인가? 정도로 보통 이야기 하는데요. 용현여중 3학년 학생이 이렇게 말합니다. ‘복녀가 정말로 왕서방을 사랑한 겁니다. 그래서 질투하고 싸움이 난겁니다.’ 이 말은 복녀의 모습을 사회의 도덕적 잣대로 보지 않고,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해 나간 여인으로 보는 겁니다. 복녀는 악착같이 살려했다. 그녀는 비겁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한 겁니다. 주체적인 삶의 시선을 던진 겁니다. 놀라운 발언이었습니다. 이렇듯 같은 책을 읽어도 우리는 다른 세계를 경험합니다.
 
 
차이에서 배웁니다. 배움은 나와 다른 세계를 만났을 때 생깁니다. 인천 서구 가좌동 지역에 Freedom Books Individual-thinking(F.B.I. 사제동행인문학동아리)가 활동했습니다. 5개 중학교의 선생님들과 제자들이 한 달에 한번 한권의 책을 읽고 오전10시부터 3시간 동안 토의 토론 발표 등을 했습니다. 20~25명 정도의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갈매기의 꿈’을 읽고 조별 토의를 합니다. 다른 학교의 학생, 다른 학년의 학생과 나누는 대화는 답을 찾는 시간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만들고 드러내는 시간입니다. 그런 조별활동을 내용을 그대로 발표합니다. 전지에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와 율동으로도 표현합니다. 연극으로 발표하고 웅변으로도 합니다. 배우는 이유가 세상에 나를 등장시키고 무언가 이루어내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나를 어떤 경우에도 표현해 보는 것입니다. 이 조별 활동 모습은 웃고 떠들고 재밌는 풍경입니다. 다른 조의 발표 내용이 같을까요? 표현 방법이 같을까요? 전혀 다른 생각과 표현을 보면서 다시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차이와 다름을 통해서 배운다는 것은 내 주변의 모든 것을 배움의 자세로 존중하게 됩니다.
 
 


5. 세상이 배움터, 활동하라.
 
 
구경꾼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등장하라. 그리고 나와 다름, 차이를 만날 때 배움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다름이 거부되거나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존중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리낌 없이 다름을 찾아 세상구경을 해야 하겠습니다. 세상이 배움터니까요. 직업체험의 날 행사로 직업체험부스를 구경꾼처럼 쭉 돌면 배움이 일어날까요? 정말 바리스타, 제과제빵사, 세무회계사, 은행원, 교수, 과학자가 되고 싶나요? 어떻게 하면 구경꾼이 아니라 나를 위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어찌 보면 간단합니다. 찾아가는 겁니다. 직접 만나는 거예요. 30명, 200명 이렇게 다니지 말고요. 혼자나 관심 있는 친구 서너 명과 같이 가는 겁니다. 미리 편지나 사전 인사를 통해 약속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정말 여러분이 듣고 싶은 것을 묻는 겁니다. 여러분에게 그보다 소중한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인천청소년기자단 친구들이 하는 활동 중에 자신이 만나보고 싶은 직업인을 인터뷰하는 활동이 꼭 있어요. 김진초 작가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작가라는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뭔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지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렇게 아이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독서를 시작했죠. 책 읽기를 좋아하는 버릇은 결혼 후 까지도 계속 되었는데 어느 순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그래서 바로 그 길로 서점에 달려가 휘트 버넷 공저의 <소설 작법>을 구입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청소년기자가 인터뷰에서 어떻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는지? 작가가 되어보니 어떤지? 작가 지망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등을 묻는다면 청소년기자는 그것을 정보로 들을까요?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소중한 시간입니다. 인생이야기를 대선배에게 듣고 있는 겁니다. 청소년기자에겐 황홀한 배움의 시간이 됩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만남입니다. 가좌동에 김광성 화백이 삽니다. 동네에서 만화를 좋아하는 중학생이 찾아옵니다. 만화에 소질도 있고 만화 그리기를 정말 하고 싶은 거지요. 김광성 화백이 어떻게 할까요? 동네에서 이런 만남이 불가능 할까요? 바리스타를 배우고 싶은 고등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원에서 배울 수도 있지요.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 학생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합니다. 직업인의 세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을 어른들이 만든 거죠. 여러분도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여러분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서 만나고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 스스로 배움의 장을 넓히세요.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 마을과 지역으로 나가보세요. 체험학습을 구경하지 마세요. 자신이 경험하고픈 일을 선택하고 계획해서 직접 하는 겁니다.
 
 
기억해보세요. 역사체험은 학교에서 박물관 체험학습 또는 수학여행 때 합니다. 어떻게 하나요? 어떤 것을 배워 오나요? 길게 줄지어 한 바퀴 도는 모습입니다. 구경하는 곳이죠. 당연히 재미도 없습니다. 2015년 5월에 역사공부에 관심 있는 5명의 청소년이 민족문제연구소에 다녀왔습니다. 스스로 신청하고 조사하고 김승은 자료실장에게 한 시간 동안 보관 중인 자료에 관한 설명을 듣고, 한 시간 동안 인터뷰 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한 내용을 기사로 작성했습니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따른 우리의 올바른 대응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최근 일본 아베정권의 역사왜곡이 날로 심해지면서 민족문제 연구소와 같은 시설이 더 늘어나고 확충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는 많은 체험활동에 참가하면서 우리나라 역사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상 능동적으로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우는 모습입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준비하고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세상에 내 생각을 드러냅니다. 내가 활동의 장을 넓힙니다. 스스로 나의 세상을 만드는 겁니다. 행함으로써 능력을 키웁니다. 내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무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이고, 그래서 그것은 즐겁고 자존감을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또 나가는 겁니다. 지금 여기서 나를 등장시키면서 말입니다.
 


6. 다름을 만나면 싸울 수도 있잖아요?
 
 
우리가 배운 것 중 역지사지란 말이 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는 거지요. 이게 쉽지가 않다는 게 문제지요. 중1학생이 수행평가 과제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고 나눔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나는 나눠주고 싶지 않다. 나눠주다 보면 내가 힘들어진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글을 본 부모님이 불같이 화를 내고 글을 고쳐 쓰게 했습니다. 일장연설을 하면서요. 어때 보여요? 이 부모는 자녀와 대화로 만난 걸까요? 아니었겠지요. 이런 경우도 있어요. 어른들 친목회에서 강원도로 여행을 갔습니다. 순두부 식당에 갔는데요. 빨간 고추기름과 채소와 조개 등이 들어간 순두부가 아닌 거예요. 그냥 순두부만 있고 양념이 안 된 강원도 순두부였습니다. ‘순두부가 뭐 이래? 이런 식으로 음식을 만들면 안 되지.’ 누가 말했습니다. 경우는 달라도 나와 다른 것을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많지 않나요? 처음 참석한 모임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첫 인상으로 ‘저 아이 이상해’하고 외면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석했는데 ‘나와는 안 맞아. 더는 안할래.’ 이런 경우 떠오르지요. 반대로 내가 상대방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꾸중하실 때 섭섭한 마음이 드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집에서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서운한 이유도 그렇지요.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거죠. 이런 모습이 일상에서 나와 다른 세계를 만나는 모습입니다. 다름과 차이를 만났을 때 배움이 생긴다고 앞에서 말했는데요. 역지사지가 과연 가능할까요?
 
 
만남은 나와는 다른 세계를 가진 타인을 만나는 겁니다. 타인을 만나는 게 가능할까요? 역시사지가 어려운 이유는 내가 보는 방식으로 타인을 보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례를 보세요. 내가 아는 방식이 정답이지요. 타인은 틀립니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가 보입니다. 내가 변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타인을 만나지 못합니다. 다름을 만나야 배운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름을 거부하고 나는 원래의 나로 돌아갑니다. 이럴 때 다름을 만나면 싸우게 되는 겁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삿대질을 하는 거지요. 그래서 이 때 필요한 것이 ‘판단중지’입니다. 나의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내 방식대로 보는 시선을 멈춰야 합니다. 그건 폭력입니다. 판단중지. 그리고 이때부터 역지사지를 기억하세요. 그는 왜? 저렇게 생각할까?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 걸까? 그의 방식대로 생각하면 무엇을 얻게 되나? 무엇을 희망하는 거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읽어보는 겁니다. 이럴 때 나와 다른 타인을 조금은 가까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나의 변화도 일어납니다. 배움의 가능성이 이 순간에 생깁니다.
 
 

7. 자유롭게 나의 세상을 만들자
 
 
어디에서도 구경꾼처럼 살지 맙시다. 주인은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주인은 무언가를 하려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구경꾼보다 훨씬 재미있게 살 수 있습니다. 도전해 볼 것이 무진장 많이 생깁니다. 아슬아슬한 모험의 세계가 널려 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변화합니다. 그게 배움입니다. 배움의 과정 속에 창조하는 내가 있습니다. 나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무한 창조자입니다.
 
 
새로워지고 싶습니까? 변화를 통해 성장하기를 원하나요? 그렇다면 낯섦, 다름을 반기세요. ‘이래야만 해!’ 와 같이 당위로 만들어진 세상에 살기보다 ‘나는 이거 하고 싶어!’ 와 같이 내가 직접 만드는 세상으로 나아갑시다. 그럴 때 세상은 온통 배움터입니다. 즐거운 놀이터가 됩니다. 여러분은 자유인입니다. 나의 세상을 창조합시다.
 
 
YouTube에서 'Sweet Baby Experiences Rain for the Very First Time' 을 보세요. 비를 처음 맞아보는 어린아이의 반김과 즐거움이 화면에 가득합니다. 아이는 처음 비를 만난 겁니다. 맨발로 뛰어나가 비를 맞고 두 팔로 반기며 깔깔깔 웃는 장면입니다. 그런 장면처럼 우리가 다름, 낯섦을 맞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오늘 이 시간이 늘 새로울 것입니다. 늘 활기찰 것입니다.
 
 
인천 청소년기자단 대표 조용만


2014. 12. 7.

혁신학교, 혁신마을로 함께 가는 길

 
아래는 내가 평소에 존경하는 분의 글인데 인천 지역 교육활동가로 일하고 계시는 분이다.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교육운동과 지역운동을 연계시키고 있는 이 글은 단순한 당위가 아니라 폭넓은 인식으로 바라볼 때만 가능한 현장에서 실천가능한 공유 지점, 공집합의 영역을 창출하려는 담론이다. 일독을 권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은 황당한 1970년대 식의 국가주의와 도덕주의의 폭력적 담론이 아직도 횡횡하는 곳이지만 이런 분이 있는 한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고 도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이런 바깥으로부터의 한가한 관전평이 아니라, 오늘도 열악한 주어진 여건 안에서 그 여건의 조건을 개선하고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하나하나 한걸음씩 차분하게 개혁해나가는 분들의 의지야말로 의미있고 중요한 것이다.
 
열악한 현실에서도 차분한 한걸음의 개혁을 위해 분투하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과 격려의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글은 그 분의 아래 홈페이지에서 퍼왔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발제2 중학교분과>
 
 
혁신학교, 혁신마을로 함께 가는 길
-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서 -
 
 
조용만(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1. 인사말
 

이렇게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발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이라는 풀뿌리 시민단체에서 인문학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조용만입니다. 혁신학교를 공약으로 내세운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인천교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교육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여 교육혁신의 길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2. 문제제기
 
 
제가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선 느낀 심정은 자신이 배운 지식이 자신의 행동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행동이라는 말 대신에 실천, 윤리, 책임, 삶이라는 단어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교육을 하는 이유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교실에서 하는 수업은 객관적인 것의 추구를 통한 지식의 습득을 주되게 진행합니다. 지식을 객관화 시킵니다. 저는 이 과정에 심각한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삶을 살아내기 위한 것이 교육이라면 그 객관화 된 지식은 내가 사용하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 내용에 그 사실을, 그 지식을 ‘너는 어떻게 사용할 거니?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며 그 것을 어떻게 진행할 거니? 그 것을 통해 무엇을 바라니? 무엇을 얻을 거니?’ 이렇게 진행되는 것이 있는가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 과정에서 묻고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런 주관적 태도와 자기 책임이 동반되는 행동에 대한 표현은 철저히 제거 됩니다. 교육과정의 평가 방식도 이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객관적 지식은 있으되 자기 자신은 수업 시간에 없습니다. 자기가 소외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식과 실천이 괴리된 수업입니다. 지식을 발아래 깔고 자신을 표현하는 교육으로 변해 나가길 바라는 것이 저의 발표 요지입니다. 그런 자기표현 과정에서 자신과 친구가 만나고 관계하는 배움의 새로운 장이 펼쳐진다고 생각합니다.
 
 
관계성 속에서 새로운 배움의 장이 열린다면 우리는 지금의 수업방식에서 나와야 합니다. 교과서 지식 틀에서 나와야 합니다. 교실에서 나와야 합니다. 세상과 직접 대면하고 경험하고 감각하고 그것에 대해 표현해야 합니다. 관계하는 수업을 상상한다면 학교울타리를 넘어 마을과 함께 할 수 있고 지역과 마을은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이 배움터라는 것을 나이 들어가면서 알게 되지 않나요?
 
 
오늘 제가 발표할 내용은 여러 선생님과 함께 활동 했던 인문학독서모임의 운영경험과 신문사에서 운영했던 기자단 활동을 통해 ‘배움이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그 속에서 교육혁신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겠습니다.
 
 
3. F.B.I.(Freedom. Book. Individual-thinking)와 혁신학교의 가능성
 
 
F.B.I.는 2010년 가좌지역 5개중학교 선생님(석남중학교, 제물포중학교, 동인천여자중학교, 가정여자중학교, 가좌중학교)과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이 중학생들의 독서문화 함양을 위해 함께 활동하기로 뜻을 모으며 시작되었습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연10회차 정기모임을 진행했습니다. 토요일 10시부터 오후1시까지 3시간씩 매달 정해진 도서 한 권을 읽고 정기모임을 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사전 준비 모임을 한차례 더 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정이 있었습니다. 함께 했던 선생님들이 대단했습니다.
 
 
이 모임에서 주로 살펴볼 점은 그 진행 방식과 그 의미입니다. 철저하게 ‘나를 표현하라’를 관철하려 했습니다. 독서모임을 진행해보면 줄거리를 요약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배운 것이 그런 거죠.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에 대한 고민은 부족합니다. 다른 방향으로 전환을 추구했습니다. 대화 토론 토의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대화식 진행과 토론방식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처음엔 자신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라! 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내용을 앵무새처럼 읊는 것이 자신의 선택과 무슨 연관이 있겠습니까? 지식을 내가 살아가는 바탕으로 쓴다는 것은 선택하고 타인에게 표현하는 행위를 통해서 나타납니다.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상대가 있는 대화를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경청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상대와 관계하는 대화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지식과 윤리와 실천이 그 시간에 나타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표현하라. 나를 세상에 등장시켜라. 이것이 일관되게 추구되었습니다. 인문학적 색채를 띤 수업의 방향은 주제가 있었습니다. 주어진 도구는 도서, 신문 기사, 지식e채널 영상, 다큐멘터리, 영화, 실생활 사례, 그림, 사진, 음악 등 다양했습니다. 주제 안에서 각 도구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은 나와 대화하는 사람이려 애썼습니다. 평가할 대상으로 두지 않고 같이 이야기 할 대상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대화는 생각과 말하기를 동반합니다. 세상에 등장하는 모습은 내가 말하는 순간부터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와 친구와 관계하라!’부터였습니다. 저는 문제제기에서 말씀드렸듯이 ‘내가 등장하지 않는 지식추구는 책임을 회피하는 길’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실은 그냥 그렇다는 것이지요. 선택과 만남의 대화는 세상에 등장하는 순간입니다. 이 자세로 인문학적 성찰을 합니다. 주제는 나는? 우리는? 인간은? 이 되었고, 자유, 평등, 정의, 공동체, 여성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기의 자존감 형성을 위한 도전과 역경, 역사 속 인물을 보는 역사 시간도 있었습니다.
 
 
구성주의 입장에서 진행했습니다. 자신의 감각과 실천 경험이 자신의 삶의 고리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학생 각자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행위의 의미가 남다릅니다. 수업시간에 하나의 수업목표를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점이지만, 각자가 개개인의 이유로 발언하고 표현되는 기회를 억제하거나 주변부로 내몰 수 있습니다. 교사가 있고 학생이 있는 지도와 대중의 관점에 서면 학생은 가르쳐야 할 존재로 추락합니다. 만들어지는 존재에서 만들어가는 존재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참여 학생이 적을 때나 많을 때나 구성주의 관점을 유지한다 함은 방향은 있으되 각자의 정도와 각자의 의지에 맞게 수업시간에 학생 개개인을 살핀다는 것을 뜻합니다. 같이 있지만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교사가 한 가지만 말하면 되던 방식과 달리, 참여 인원의 생각과 눈길을 정확히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거기에 맞게 일일이 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형식과 틀을 풀어야 합니다. 떠들게 하고 표현하게 하고 충돌하게 합니다. 참여하는 수업은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표현방식을 사용합니다. 토의 토론 발표 웅변 글쓰기 노래 춤 연극 영상 미술 등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모임 시간 내에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움직이게 하면서 진행합니다. 수업시간을 떠들고 싸우고 웃고 진지하고, 그런 방식으로 표현하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얻고자 하는 내용은 나의 의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표현함으로 관계 맺게 하고 이론으로 분리시키지 말고 생활로 그냥 쉽게 표현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론과 실천을 분리시킨 근대철학에 기반을 둔 근대교육의 한 모습을 혁파하는 것입니다.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서 몇 분이 모였습니다. 청소년들의 생각하기 능력에 고민을 하던 분들이 인문학 독서 모임의 필요성을 느끼고 각 학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에, 여러 학교와 여러 선생님이 함께하는 방안을 창조해냈습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든 시도는 연대의 힘이었습니다. 그 시작은 새로운 시도였고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류의 지역학교, 마을 학교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 독서 모임으로 진행했던 경험은 여타의 다른 분야도 가능할 것입니다.
 
 
4. F.B.I.와 혁신마을의 가능성
 
 
울타리를 넘어서 새로운 시도가 창조되었습니다. F.B.I.가 출발하고 계획과 진행은 정해진 것이 없었습니다. 월별 읽을 도서와 주제는 정해졌습니다. 그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변수가 많으리라 생각했고 저는 그 항해를 즐길 마음으로 행복했습니다. 첫 해 같이 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은 저였습니다. 학생을 위하는 마음과 적극적으로 나서시는 열정을 보면서 저희는 거침없이 일을 넓혀갔습니다. 5개 중학교 선생님과 그 제자들,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교육청 산하 서구도서관, 지역아동센터, 가좌지역 고등학교까지 서서히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계속 가능성은 만들어졌으며 어떤 일로 번져 나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F.B.I.가 활동하면서 자체적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자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서구도서관 강당에서 오픈 강좌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정기 모임의 준비 모임에서 선생님 간의 티타임 때 웃으면서 주고받았고 그대로 결정되었습니다. 6월에 첫 청소년인문학초청강연이 있었습니다. 지역주민, 지역 내 중학생, 고등학생들을 초대했습니다. 가좌 지역에 인문학 강좌를 그것도 청소년 대상으로 연다는 것이 그렇게 출발되었습니다. 고등부 모임이 없던 시기에 이런 자리에서 가좌고등학교 학생들과 만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학교 밖으로 나와서 어떤 수준에서든지 이렇듯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강연회는 고등학생을 만나는 끈이 되었고 서구도서관이 청소년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그렇듯 저희도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강화도에 1박 2일로 캠프를 갔습니다. 독서 활동, 인문학 강연, 다양한 발표, 놀이 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청소년들의 활동을 보면서 2년차에는 서구도서관에서 청소년독서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년차에는 가좌중학교에서 인문학동아리를 방과 후 수업으로 개설하였습니다. 4년차에는 석남중학교에 독서토론반이 만들어졌습니다. 진행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좌지역에서 독서 바람이 불었다는 것이고 여러 학교와 단체들이 함께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3~5년 과정 속에서 일을 함께 한 선생님들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 시발점은 F.B.I.였습니다. 이렇게 월 1회 정기모임, 상하반기 연2회 초청강연, 여름 겨울 캠프가 진행되었습니다. 때로는 우리끼리, 때로는 오픈 강좌로 신뢰의 끈을 만들어 갔습니다.
 
 
F.B.I. 4년차에 이제는 청소년인문학초청강연은 F.B.I. 서구도서관 청소년독서회, 가좌중학교 인문학동아리, 지역아동센터, 가좌고등학교, 서구지역 고등학교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2013년 6월 10일 7회차 초청강연은 허경교수의 철학 강의였습니다. 그날 서구도서관 50석 평생학습실은 120개의 의자를 들여 놓았고 20여명이 들어오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작은 움직임을 꾸준히 함께 해온 결과를 보았습니다. 틀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게 지역의 또 다른 학교 아닐까요?
 
 
4년의 과정은 구성원-학교, 시민단체, 도서관, 지원아동센터-들이 서로 일을 함께 하고 만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초청강연회가 성황리에 끝나고 6월 20일경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청소년인문학토론대회를 열자는 제안을 서구도서관에 했습니다. 2년 동안 주저하던 도서관이 그동안의 모습에 신뢰를 보내며 같이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F.B.I.를 같이 하던 선생님과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에 전했고, F.B.I.의 확대 정도로 생각하고 늘 하던 대로 하지 뭐. 하는 심정으로 일을 저질렀습니다. 7월부터 초청강사 섭외, 지도교사 섭외, 일정 협의, 지도교사 협의, 장소섭외, 예산 확보 등 8월 10일까지 2달 동안 번개 치듯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중학생 80명, 고등학생 80명, 현직 교사 12명, 학교 밖 교사 5명, 스텝 및 자원봉사자 10명, 영상팀 5명이 참여하는 ‘2013 청소년인문학토론대회’가 비경쟁방식으로 오전 오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감격이었습니다. 가좌지역의 독서모임 활성화 과정도, 연대의 틀이 신뢰를 바탕으로 커가는 모습도 감격스러웠습니다. 학생도 선생님들도 이날의 감동을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쯤 되면서 학생들은 지역 내 초록장터 행사에 자원봉사도 하고 부스도 만들어 책을 읽어주는 행사도 했습니다. 이 모임이 초록장터에도 등장하여 마을과 연결될 가능성도 타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독서모임의 활성화와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지역연대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스스로 자기의 일에 참가하면서 연대하면서 서서히 태어나며 평등한 관계에서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봅니다. 혁신학교를 말하듯이 혁신마을도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조직을 만들고 위탁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을 함께 하는 과정을 늘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은 부산하고 힘들지라도 촘촘히 어떤 자리에서도 가능성이 연결되는 혁신마을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런 것을 학교와 관계되는 마을 단위에서 함께 구상해 보면 어떨까요? 어느 지역을 보아도 가까이에 중학교 4개 고등학교 3개 정도는 있습니다. 축제 때 한 가지 정도 같이 하면 어떨까요?, 체육대회 때 농구 시합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 길거리 농구대회 하듯이 말입니다. 체육선생님들이 나서시면 되지 않을까요?, 문화제나 지역 장터에서 장기자랑 대회에 참가하면 어떨까요?, 시사 정책 토론대회를 마을 내 공개된 공원에서 하면 어떨까요?, 만민공동회처럼 아무거나 주장하는 대회 그런 자리는요, 요리대회....... 헉 그런 걸 어떻게, 작게 할 수 있는 것을 그냥 쉽게 시작하면 어떨까요? 함께 합시다. ‘마을이 학교다.’ 라는 말은 이렇게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는 교육의 최전선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말합니다. 다른 삶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그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 후에라야 그 세상과 같이 할 일이 떠오릅니다. 가능하다면 면 대 면으로 갑시다. 같이 하고 싶으신 일, 그런 거 없으신지요? 학교 밖에서는 울타리 열고 함께 하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인문학독서모임을 통해서 수업시간에 진행하는 예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등장시키는 교육, 나의 삶을 구성하는 과정이 있는 교육, 참여와 표현이 살아 있게 하는 교육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학교 밖으로 연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그 결과가 다시 연대의 폭을 넓혀나가는 사례를 말씀 드렸습니다. 혁신학교에서 추구해야 할 내용과 혁신지구에서 논의해야 할 시사점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5. 청소년기자단은 배움이 분열되지 않은 활동입니다.
 
 
청소년기자단은 인천in 인터넷신문사에서 2011년 하반기에 출범했습니다. 고등학생으로 구성되었고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여러 이야기를 보고 소개하고자 만들었습니다. 신문사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인천in과 시민기자로 인연을 맺던 중에 청소년기자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청소년교육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는 청소년기자단 지도교사를 맡게 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기자단 활동을 한다는 것이 매력 있는 일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또 하나는 중학생 독서모임 이후에 고등부 독서모임 추진을 시도했으나 역시 대입준비라는 고등학생의 위치에서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세상이 배움터라는 생각에 고등학생들이 세상을 직접 대면한다면 그 활동에서 배울 것이 있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기자단을 맡았습니다. 1기가 실패로 없어지던 중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신문사와 저는 청소년기자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습니다. 추구했던 점이 달랐던 것이죠. 그 인터넷 공간과 활동은 서로 필요했습니다. 신문사는 기자이길 원했습니다. 그만큼의 다양한 기사거리 발굴을 원했고 기사의 질도 일정정도 수준을 원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죠. 저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기자단활동을 보았습니다. 사진만 찍어서 올려도 예쁘고 기사를 석 줄만 써도 반가웠습니다. 맞춤법이 틀려도 기사를 쓴다는 것 자체가 기특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그런 과정에서 스스로 걷고 스스로 깨우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의 활동입니다. 청소년기자단의 활동은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암기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만나고 내가 표현한다. 이런 것입니다. 철저하게 행동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어떤 것을 기사화 할 지 스스로 관심을 가지게 되니 생각하기부터 해야 합니다. 그 중 자신이 선택해야하니 생각만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지를 끌어내야 합니다. 결정한 기사거리는 누구와 만날지 무슨 내용을 인터뷰 할지 준비해야 합니다. 계획의 계획이고 사람 선정에 대한 섭외를 동반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적극적인 자신의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고 귀를 집중해서 열고 자신이 알고자 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것이 나오면 파고들고 이런 것을 실천으로 경험합니다. 어떤 친구는 3명이 한조가 되어 오피니언 리더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40분 동안의 인터뷰 집중도에 지쳐서 인터뷰가 끝나고 얼굴빛이 백지장이 되어 복도 벽에 기대어 쉬었습니다. 기자단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나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깁니다. 배움이 이론과 실천으로 분리되지 않는 활동입니다.
 
 
나를 표현하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신이 경험한 세상을 자신의 생각으로 표현하여 드러내는 활동을 합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사진과 동영상과 기사글로 말입니다. 어떤 경우도 그 청소년기자가 겪은 스스로의 경우이며 그만의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 스스로 자기만의 최상의 수준으로 표현합니다. 3줄이든 600자이든 1500자이든 말입니다. 삶을 경험하고 그 경험으로 구성해 가는 삶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왜 각 학생들이 최상의 과정을 늘 겪고 있다고 생각했냐면 저는 적정기술을 생각합니다. 기준과 목표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올라서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패배자를 볼 것입니다. 실패에 좌절하는 청소년을 볼 것입니다. 자신의 경우와 자신의 현재적 목표와 지금의 모습을 긍정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정성평가라는 평가방식과 맥락이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사람에 맞게 활동한다면 기죽지 않고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1년의 과정 속에서 꾸준히 기사를 작성하는 학생이 결국은 처음과 다른 기사작성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런 것을 믿어야 하겠지요.
 
 
기자활동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 글쓰기를 동반합니다. 인터넷신문이라는 장점은 기사에 동영상도 넣을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에 사진촬영, 기사작성법을 배우고 실습을 바로 합니다. 동영상 촬영 기법도 스마트 폰으로 촬영해 보고 유투브로 올려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제가 적정기술이라는 말을 하면서 이런 설명을 하는 것은 우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 배경지식을 알아야, 발표 능력이 되어야, 글쓰기 실력이 되어야, 컴퓨터 응용기술이 되어야, 미디어 기기 활용 능력이 되어야 - 그러기 위해서 좀 더 배우고 수준이 되었을 때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 허락된다면 누구도 쉽게 출발하지 못할 것입니다. 소통의 기회를 막는 것보다 과정을 허하고 경험하게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은 파워포인트 활용, UCC제작 등을 통해서 그리고 스마트폰 활용 능력을 통해서 미디어 기기 일반에 대한 능력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수준에서 자연스럽게 교육활동에 사용하도록 열어주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청소년기자단 활동은 자신이 선택하고 계획하여 추진하고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으로 본 세상을 세상에 드러내는 그런 경험을 합니다. 삶 속에서 이론과 실천이 분리되지 않는 공부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6. 청소년기자단은 세상을 만나는 통로였습니다.
 
 
세상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다채롭습니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릅니다. 세상이 배움터라고 생각한다면 어떻습니까? 직접 경험하게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청소년기자단활동이 그렇게 진행되었습니다. 마을을 소재로 계획한 달은 마을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공동체를 일궈나가는 모습을 인터뷰했습니다. 가좌동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 심곡동 주민공동체 다살림 레츠, 예술가가 운영하는 배다리 스페이스 빔, 예술가와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우각로 마을, 청소년들의 놀이마당 청천극장, 인천의제21 실천협의회의 환경 관련 행사 등등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청소년기자들은 공동체의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 명 또는 네 명의 청소년기자들이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다고 협조 요청을 하면 요청 받으신 분들은 따듯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청소년기자단이 방문한다면 거의 모든 분들이 그런 열린 마음으로 응해 주셨습니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을 따듯한 시선으로 안아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을 축제에도 다녀왔습니다. 십정동 마을축제, 가좌동 초록장터와 문화축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과 그런 행사를 준비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유를 취재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청소년기자들은 문화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공연을 보고 인터뷰도 하는 것입니다. 학산소극장과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연극을 보고 연출자와 인터뷰하고 배우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천 시립극단 연극공연을 보고 연극배우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천 시립교향악단 음악공연을 관람하고 단무장과 인터뷰하고, 인천 시립무용단과 인터뷰, 연수국제무용제를 관람하고 총감독 및 외국 무용가와 인터뷰도 했습니다. 세상이 다양한 만큼 인터뷰로 세상과 만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사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을 보면 하고 싶은 말도 생깁니다. 동화마을에 가서는 화장발인가? 라는 의문을 표하고, 세월호 참사 때는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 심정을 묻는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위안부 문제 관련해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는 수요집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세상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서 직접적인 대면을 하니 사람이 보입니다. 만나면 대화하게 되어 있습니다. 관계하게 됩니다. 그런 것이 배움의 과정에 있습니다.
 
 
세상이 배움터입니다. 학교에서 역사수업을 하고 역사체험을 간다면 어떨까요? 제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잠시 자원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수학여행기간이나 체험학습시간으로 대규모의 학생들이 옵니다. 줄줄이 서서 오고 줄줄이 지나갑니다. 밥 먹고 그냥 갑니다. 안타까운 시간으로 보였습니다.
 

청소년기자단이 5월에 버스를 타고 전라도 광주에 간 적이 있습니다. 30명과 지도교사 2명이 역사기자체험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갔습니다. 오전에 도착한 곳은 상무대였습니다. 그곳에서 영창체험을 했습니다. 영창체험 조교로 나서신 분들은 그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분들입니다. 영창체험이 끝나고 네 명의 당시 시민군이었던 분들과 청소년기자단은 조별로 나뉘어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지금도 뜨거워집니다. 두 세대를 넘어선 만남을 보았습니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오후에는 금남로로 갔습니다. 광주주간 총괄운영팀과 인터뷰하는 조, 나머지 3개조는 금남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둘러보고 그 곳에 오신 시민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라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현재의 기억은 어떤가? 를 살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진행되는 몇 가지 전시를 보니 저녁이 되었습니다. 망월동 국립묘역으로 이동하여 단체로 분향하고 묘지에 새겨진 비문을 설명으로 들어보면서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몸으로 경험하고 질문하고 메모하고 비교하고 의미를 새겨보는 이 날의 경험은 역사공부의 의미를 깊이 새겼습니다. 이런 경험은 고스란히 기사로 표현되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청소년기자들이 하는 몸으로 하는 봉사시간도 그렇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에서 음식 장만하고 설거지하면서 6시간동안 봉사하고 인터뷰 했던 세 명의 학생이 경험한 봉사시간은 봉사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선학동 임대아파트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한 친구들도 6시간 동안의 봉사활동 후 그렇게 쾌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경험과 뿌듯함을 기사로 작성하였습니다.
 

이런 배움은 자신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나의 의지가 꿈틀거립니다. 체험학습에 대해 말합니다. 지식의 습득을 위한 체험학습으로 배치할 것인가?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으로 배워서 자신을 구성하는 과정으로 기획할 것인가? 는 전혀 다른 관점입니다. 배움의 장을 분리시키지 않으려면 공부의 과정에 몸으로 배우는 체험학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입니다.
 
 
7. 청소년기자단은 꿈을 인터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청소년기자단 활동은 직접적으로 사람을 만납니다. 학생들에게 지도할 때 반드시 인터뷰 대상을 선정하고 인터뷰를 꼭 진행하여 그 내용을 기사글에 쓰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주로 인터뷰가 활동에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제가 이렇게 한 이유는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인터넷 자료를 비교 검토하여 글쓰는 연습을 학생들이 많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것이 아닌 글을 씁니다. 그러니 이런 학생들은 글짓기를 스스럼없이 합니다. 인터뷰를 하고 쓰라면 어려워합니다. 뭘 인터뷰해야 할지? 누구를 만나야 할지? 떠올리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인터뷰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 모르는 사람과 얼굴 마주하며 묻도 듣고 메모하고 웃으면서 한두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보통 용기이겠습니까? 경험이 없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요. 그러니 이 과정을 극복하고 글을 몇 번 써본 학생들은 두려움을 이겨낸 용기를 배우는 과정을 겪은 것입니다. 인터뷰 기술을 익힌다는 것은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소통하는 법을 배웁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청소년기자들은 자신이 만나고 싶은 직업, 만나고 싶은 사람을 인터뷰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인천에 사는 소설가, 극단 연출가, 화가, 무용가, 정신과 의사, 시민단체 활동가, 선생님, 동네 자영업 사장님, 교장선생님, IT업계 사장 등을 만났습니다. 김진초 소설가와 두 명의 여학생기자가 일요일 점심시간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좋은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면서 작가님은 학생들에게 작가의 세계,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 자신의 계획과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들려 주셨습니다. 이 학생들에게 이 시간은 황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자주 있어야 합니다. 삶이 환희로 꿈틀거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직업체험 시간이 어떤가요? 유익하게만 진행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 경우를 보면서 바로 이런 교육이 직업체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체험이 지나가는 체험시간이 아니라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의 삶을 두 시간 동안 눈을 보면서 통째로 만나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직업체험은 꿈을 이야기 하는 시간입니다. 삶을 만나는 기쁜 시간입니다. 어떤 경우든 저는 청소년기자단의 활동을 통해서 배움이 몸의 움직임을 동반한 주체적 참여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배움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 가는 교육의 모습을 보았으며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을 직접 대면하는 배움의 현장을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학생기자단, 미디어 동아리, 방송반, 학교신문동아리, 교지편집부 등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글쓰기를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활동하게 하기 위해서 운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이렇게 주안영상미디어센터나 인천in 인터넷신문사와 같이 미디어 활동을 위해 지원해 주는 곳이 있으니 좋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단의 활동을 보면서 조금 확대해서 가능성을 생각해 봅니다. 적정수준의 역량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의 창출과 혁신마을, 혁신지구 등 새로운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8. 되돌아보며
 
 
지난 경험은 저에게 소중했습니다. 저는 가좌지역에서 있었던 이 경험이 혁신학교가 나아갈 길에 작은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완성된 결과를 생각합니다. 목표치입니다. 구비되어야 할 조건을 따져 봅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목표치와 조건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막는 행위 이상 하는 역할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조건에서 내가 할 일을 합시다. 다른 방법으로 하는 거지요. 지금 세태는 자식 교육을 학원에 위탁하는 교육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혹시 그런 일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지 않는가요? 무언가 할 일이 있으면 그것을 할 조직을 따로 만들고 위탁하고 나는 빠지고 결과적으로 그 일을 할 당사자들은 주체로 나서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게 됩니다. 거대 조직의 운영 원리대로 역할을 세분화하고 분담된 일만 하는 그런 방식은 중앙집중식의 위계 속에서 일하게 합니다. 당연히 수동적이 됩니다. 역할은 있되 일은 총체적으로 함께 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자신을 일 속에서 부품화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등한 네트워크 방식으로 총체성을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혁신학교가 학교의 울타리를 넘을 때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평등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등한 의사결정 과정과 민주적 의사수렴 행위가 있지 않다면 울타리는 넘어서지지 않고 역할 분담만 있을 것입니다.
 
 
9. 맺음말
 
 
나를 표현하는 시간으로 수업을 디자인합시다. 혁신학교에서 미디어의 의미는 이런 것이면 좋겠습니다. 의사소통의 과정, 인간을 확장하는 일체의 행위를 미디어라 합니다. 저는 이런 의미에서 그런 과정을 일으켰던 사람들의 모임인 청소년인문학독서모임과 청소년기자단이 미디어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미디어 기기에 대한 사용은 전문적이지 않았으며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참여자 스스로의 준비정도와 사용정도에 맞게 배움의 장에서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누구나 쉽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이 나를 표현하는 자유가 주어지는 순간이었으며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적정기술이 있듯 적정교육 개념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만이 학생들 각자가 아름다울 것입니다.
 
 
분리된 공간과 시간을 공동체로 연결시키자. 학교라는 세상 밖에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경험의 세계를 접하게 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험은 개별적으로 진행됩니다. 구체적으로 하게 됩니다. 다양하게 합니다. 공동체 속에는 삶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볼 것이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교실 안에서 하기보다 교실 밖 세상을 대면할 때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그런 배움을 할 공간은 세상이며 특히 학교 주변 공동체입니다.
 

어디든 배움이 연결되는 혁신마을을 상상합시다. 학교는 이래야 해. 혁신학교는 이래야 해. 마을과 연계하는 사업은 이래야 해. 이런 모델화 규격화는 우리의 상상력을 고갈하게 합니다. 각 학교에 맞게, 각 지역에 맞게, 각 연계 사업 실정에 맞게 다양하게 현실 그 자체에 맞게 만나고 연대해 나갑시다. 학교의 중요성이 공동체 속에서 다르게 해석되길 요구하는 시기입니다. 그 중심에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건투를 빕니다. 교육혁신을 이루어 나갑시다.


 

2013. 3. 17.

프랑스 대입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



1. 인간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2. 꿈은 필요한가?
3.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4.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5.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6. 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7.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8.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9.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10.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11.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2. 인문학



1. 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2.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3. 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4. 역사가는 객관적일 수 있는가?
5. 역사학자가 기억력에만 의존해도 좋은가?
6. 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7. 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8. 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9. 인문학은 인간을 예견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가?
10. 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3. 예술



1. 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2.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3. 예술 작품의 복제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4. 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5. 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4. 과학



1. 생물학적 지식은 일체의 유기체를 기계로만 여기기를 요구하는가?
2.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3. 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4. 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5. 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6. 이론의 가치는 실제거 효용 가치에 따라 가늠되는가?
7. 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8. 현실이 수학적 법칙을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9. 기술이 인간 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10. 지식은 종교적인 것이든 비종교적인 것이든 일체의 믿음을 배제하는가?
11. 자연을 모델로 삼는 것이 어느 분야에 가장 적합한가?



5. 정치와 권리



1.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2. 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3. 법에 봅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4. 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5. 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6. 노동은 욕구 충족의 수단에 불과한가?
7.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8. 노동은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가?
9. 자유를 두려워 해야하나?
10. 유토피아는 한낱 꿈에 불과한가?
11. 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12. 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13. 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14. 다름은 곧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인가?
15. 노동은 종속적일 따름인가?
16. 평화와 불의가 함께 갈 수 있나?


6. 윤리



1. 도적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2. 우리의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는가?
3. 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4. 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하는가?
5.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에도 가치가 존재하는가?
6.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주는가?
7. 우리는 정념을 찬양할 수 있는가?
8. 종교적 믿음을 가지는 것은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 바칼로레아[Baccalaureate]




1808년 나폴레옹시대부터 시작된 대입자격시험으로 프랑스의 대학진학을 위한 관문이며, 대학선발기능 외에 합격자에 대해 국가가 고등교육을 보장해 주는 시험이다. 중ㆍ고교 과정을 거치면서 50% 정도가 응시자격을 상실하게 되고, 20점 만점에 10점을 넘어야 합격이며, 합격률은 50%선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매년 6월 치르는 이 시험은 크게 인문(Lliterature)ㆍ사회(ESeconomics and social sciences)ㆍ자연과학(Ssciences)을 세분해 수학ㆍ물리+화학ㆍ생물학, 경제학ㆍ사회과학, 프랑스어ㆍ철학ㆍ역사+지리ㆍ외국어 등 8개 분야로 치러진다. 프랑스어ㆍ역사+지리ㆍ수학ㆍ철학ㆍ외국어는 공통 과목이고, 해당 전공 분야에 따라 추가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른다. 문제형태는 대부분 논술형이고, 외국어시험은 실생활에서의 구사력을 평가하기 위해 구두시험으로 치러진다.



특히 가장 비중이 높은 과목 중의 하나며 4시간 동안 3개 주제 중 1개를 선택해 논문 형태로 작성해야 하는 철학시험 논제는 프랑스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되고 있다. 철학시험문제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시험이 끝난 후 각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들은 유명인사와 일반 시민들을 모아놓고 각종 토론회를 열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그러나 바칼로레아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특히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특수대학 격인 그랑제콜에 입학하려면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후 별도의 준비과정을 거쳐 해당 시험을 치러야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사전




*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 [고등사범학교, Ecole normale superieure ]



줄여서 ‘ENS’라고 부른다. 우수한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엘리트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대학원 과정의 교육기관이자 권위 있는 연구센터이다. 언론, 공공서비스, 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문학 및 과학 분야에서 독특한 교육 방식으로 유명하다.2009년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The Times)>가 선정 발표한세계 200대 대학에서 28위를 기록했다.



1985년 윌름 가에 있던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1794년 창립)와 세브르에 있던 여자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1881년 창립)가 합병해 탄생되었다. 설립 목적은 순수학문 및 연구 활동에 종사하려는 학생, 중등 및 고등교육 교사가 되려는 학생, 공직과 행정에 종사하려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었다.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는 프랑스 혁명 기간 중인 1794년 프랑스 교육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설립된 에콜 노르말 드 랑 III(Ecole normale de l'an III )에서 출발했다. 설립 초기에는 중등 및 고등교육 기관에 종사할 교사를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이후 최고 연구원들의 요람으로 발전하였다. 1830에콜 노르말로 교명을 변경하였다.1845년 에콜 노르말이라는 이름의 초등 교사 양성학교가 등장하자 학교명을 현재의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로 확정하였다. 1847년 캠퍼스 위치를 생트 제네비브 산(Montagne Sainte-Genevieve) 위 윌름 거리(rue d’Ulm)에 자리잡았다. 이 학교는 빅토르 뒤리(Victor Duruy, 1811~1894)와 장 조레스(Jean Jaures, 1859~1914)를 비롯한 관료 및 공무원들을 포함해 다수의 고위직 정부 관료를 위한 훈련의 장으로도 이용된다.



교육 과정은 수업학과와 연구학과로 나뉜다. 2011년 기준 수업학과로는 수학과, 컴퓨터공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생물학과, 지구-대기-해양과(Earth-Atmosphere-Ocean),지리학과, 철학과, 문학 및 언어학과, 예술학과, 인지연구과(Cognitive Studies), 사회과학·경제학·법학과, 고전학과, 사학과 등 14개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연구학과로는 수학 및 응용학과, 컴퓨터과학과, 지구-대기-해양과, 생물학과, 물리학과, 고전연구학과, 역사학과, 지리학과, 철학과, 문학 및 언어학과, 사회과학·경제학·법학과, 예술사 및 예술 이론학과,인지연구과 등 15개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35개의 연구 실험실을 중심으로 개별 지도 및 학제간연구(學際間硏究), 그리고 외국 교수들의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고고학, 이론 수학, 암호학, 양자광학, 분석화학, 기상역학(dynamic meteorology), 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밖에 나노과학, 인지심리학, 전략지정학(geostrategy), 암호작성술(cryptography)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학교의 메인 캠퍼스는 학생 및 예술가가 많이 사는 파리의 중심부 라틴 구(Latin Quarter)에 있으며, 뤽상부르 공원(Jardin du Luxembourg)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라틴 구에는 19세기 중반에 건축된 건물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 컴퓨터 과학과가 입주해 있다. 로몽(Lhomond) 거리 근처에는 물리학, 화학, 기상학, 지리학 등 실험과학 학과가 주로 입주해 있으며 1937년에 건축된 건물이 많다. 주변에는 오르세미술관, 루브르박물관 및 대학들이 인접해 있다. 기숙사로는 메인 캠퍼스에 있는 윌름(Ulm) 기숙사, 메인 캠퍼스에서 지하철로 10분 거리에 있는 100개의 객실을 갖춘 주르당(Jourdan) 국제학생 기숙사, 200개 객실을 갖춘 몽트루즈(Montrouge) 기숙사 등 3개의 기숙사가 운영되고 있다.




12개에 달하는 대학 도서관은 윌름 캠퍼스, 주르당 캠퍼스, 몽트루즈 캠퍼스,그리고 각 학부에 나뉘어져 있다. 윌름 캠퍼스 도서관은메인 도서관또는인문학-윌름이라고 알려져 있다. 대학 도서관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열었으며 방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예술 및 인간과학(human science: 인류학·언어학·문학 등의 총칭) 관련 50만 권의 도서, 1,600개의 현대 정기간행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주르당 캠퍼스의 도서관은 150만 권의 도서가 보관되어 있는 인문학 도서관과 사회과학 도서관으로 나뉜다. 몽트루즈 캠퍼스 도서관은 주로 물리과학 분야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다. 재학생은 전산화된 기록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졸업생도 평생대학의 모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이 학교는 재학생들에게 한두 학기 동안 유럽, 러시아, 중동, 일본 등의 자매학교에서 공부할 것을 권장한다. 이 대학의 국제 선발 시험에 합격한 수백 명의 외국 유학생들이 석사 또는 박사과정에서 수학하고 있다. 매년 약 60명의 세계적인 외국 국적의 교수들을 초빙하는데 2011년 현재 300명의 외국 교수들이 재직하고 있다. 석사학위 과정의 경우 런던 대학교, 베이징 대학과 함께 공동 학점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중국 상하이,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학점을 인정해주는 석사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영국, 중국, 미국 등의 고등교육기관들과는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대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 연구원들과 공동작업을 수행함으로써 박사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학제간연구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페르(Albert Fert, 1938~) 등 과학, 인문학, 사회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여러 명 배출하였다. 이외에 2006년 수상자인 벤델린 베르너(Wendelin Werner, 1968~)를 포함해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 수상자를 8명 배출하였다. 이 대학 소속 전·현직 프랑스 학술원(Academie Francaise) 회원만 100여 명에 이른다. 파리 대학교를 비롯하여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퀴리 연구소(Institut Curie), 파스퇴르 연구소(Institut Pasteur), 씨앙스포(Sciences Po, 국립정치학교) 등의 고등교육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사전

2013. 1. 8.

루소, 에밀 또는 교육론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5910X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59118





"겉으로 자유롭게 보이는 예속만큼 완벽한 예속도 없다."
- 장자크 루소, <에밀 또는 교육론 1>(한길사, 211쪽)


"모든 책들은 사람들이 쓴 것이 아닌가?"
- - 장자크 루소, <에밀 또는 교육론 2>(한길사, 1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