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30.

부채인간 - 옮긴이 서문







마우리치오 라자라토, <부채인간>
허경/양진성 옮김, 메디치 미디어, 2012



알라딘:
로쟈 서평, 주간경향
 
 
 
 
 
 
 
 

한국어판 서문
해제
옮긴이 서문


머리말

I. 부채를 사회의 기반으로 파악하다

왜 금융 경제가 아닌 부채 경제에 대해 말하는가
부채의 생산
특수 권력관계로서의 부채

II. 부채와 채무자의 계보학

1. 부채와 주체성 : 니체의 공헌
1) 사회적 관계의 기초로서 채권자-채무자 관계
2) 가능성ㆍ선택ㆍ결정으로서의 부채 시간
3) 주체화 과정으로서의 경제

2. 두 명의 마르크스
1) 매우 니체적인 마르크스
2) 《자본》에 등장하는 객관적 부채

3. 부채 논리에 있어서의 행동 및 신용

4. 들뢰즈와 가타리: 부채의 짧은 역사
1) 무한 부채
2) 야만적 흐름
3) 자본주의적 흐름

III. 신자유주의에서 부채의 영향력

1. 푸코와 신자유주의의 탄생

2. 부채에 의한 주권ㆍ규율ㆍ생명관리 권력의 재배치
1) 주권권력
2) 규율권력
3) 생명관리권력

3. 부채의 시험에 직면한 신자유주의적 통치성: 헤게모니인가, 통치성인가
1)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2) 서브프라임 위기
3) 국가 부채의 위기

4. 부채와 사회적 세계
1) 세 가지 부채: 사적 부채, 국가 부채, 사회 부채
2) 부채 주체성의 테크닉 안에 존재하는 위선, 냉소주의 및 불신
3) 가치평가와 부채
4) 사회적 예속화 및 기계적 노예화로서의 부채
5. 반생산과 반민주주의

결론

주석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52838.html



경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9212019305&code=900308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92851



시사IN - [특집/'부채 인간'의 탄생] 악마의 속삭임 '부자 되세요'

빚이 삶의 중심이 된 우리는 '부채 인간' 이다. 세계적인 금융자본주의의 바람을 타고 금융기관들은 미친 듯이 서민에게 대출을 해주며 부동산·주식 열풍을 일으켰다. 이제는 빚 때문에 힘들지만 빚이 없으면 살 수 없는 현실이다.

'금융 민주화' 운동이 시작됐다철학자 라차라토 인터뷰

http://www.sisainlive.com/cover2/viewContent.php?idxno=255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0922018001



연합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830679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92801032530159002






* 옮긴이 서문 [원본]




옮긴이 서문

부채인간 -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당신의 삶을 통제하는가?

1. 부채인간

당신이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이 책은 당신과 우리의 오늘에 대한 책이다. 라짜라또는 청년 마르크스의 신용과 통화에 관한 소논문 「대출과 은행」 및 완숙기의 『자본』, 니체의 『도덕의 계보』, 그리고 이에 영향 받은 들뢰즈ㆍ가타리의 『앙띠 오이디푸스』, 푸코의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등을 원용하여 현대 신자유주의의 논리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지, 그리고 신용과 부채의 문제가 어떻게 ‘당신이 열심히 일을 할수록, 더 많은 빚은 지게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의 과정에서 라짜라또가 핵심으로 삼는 개념은 물론 특히 니체적 의미로 해석된 부채인간이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상기 사상가들의 사유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 자신의 독창적 사유를 펼친 독자적인 저술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공정한 평가라 할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부채인간의 개념은 현대 신자유주의의 핵심적 메커니즘을 드러내주는 키워드이다. 왜 기존 경제학의 개념이 아닌, 부채인간이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현대 신자유주의의 분석에 요청되는가를 잘 보여주는 저자 인터뷰 중 한 대목을 살펴보자.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 즉 사실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통화를 중립적인 것, 교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서만 간주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본주의 경제는 통화 경제이고, 신용 통화란 경제적 순환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통화의 창조는 부채를 통해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신용/부채에 대해 말하지 않고 시장 경제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금융화(그리고 오늘날 지상권을 갖고 있는 부채)는 사회적 생산성 및 부의 포획(capture)을 위해 작동하는 놀라운 기계입니다. 오늘날 부채 상환은 이윤을 대체해 버렸는데, 이는 기업의 이윤조차도 필연적으로 금융을 통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채와 신용은 경제의 부정이 아니라, 경제의 진실입니다. 통화/부채의 발행을 통제한다는 것은 경제 금융을 통제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그 발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부채 인간은 부채 경제의 주체적 형상입니다. 나는 이 책에서 니체의 입장을 재구성하려 했는데, 그 주장의 기원은 오늘날에서야 겨우 인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사회적 관계의 기초가 경제적 교환 혹은 상징 교환에서 찾아져서는 안 되며, 대출자-채무자라는 권력 관계 안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 권력 관계는 경제적인 동시에 주체적인 것입니다.”

핵심은 마지막 구절이다. 사회적 관계의 기초는 더 이상 경제적 혹은 상징적 교환에서 찾아져서는 안 되며, 대출자-채무자라는 권력 관계 안에서 찾아져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라짜라또는 니체의 강력한 영향을 받아 부채인간의 개념을 구성한다.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자신의 주요 저작, 특히 『도덕의 계보』(1887)를 통하여 근대 영혼 및 신체의 통제 메커니즘을 분석한 바 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논의의 핵심은 죄책감, 혹은 부채의 관념이 근대 사회의 인간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핵심적 메커니즘을 구성한다는 주장이다. 아래에서는 라짜라토의 책을 이해하는데 필요 불가결한 죄책감 혹은 부채에 관한 니체의 논의를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

2. 니체의 죄책감, 빚

니체는 우선 죄책감, 곧 양심의 가책 기원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제안한다.

“밖으로 발산되지 않는 모든 본능은 안으로 향하게 된다. - 이것이 내가 인간의 내면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후에 ‘영혼’이라고 불리는 것이 인간에게서 자라난다. [...] 오래된 자유의 본능에 대해 국가 조직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구축한 저 무서운 방어벽은-특히 형벌도 이러한 방어벽에 속한다-거칠고 자유롭게 방황하는 인간의 저 본능을 모두 거꾸로 돌려 인간 자신을 향하게 하는 일을 해냈다. 적의, 잔인함과 박해, 습격이나 변혁이나 파괴에 대한 쾌감-그러한 본능을 소유한 자에게서 이 모든 것이 스스로에게 방향을 돌리는 것, 이것이 ‘양심의 가책’의 기원이다.”

니체에 따르면, 도덕의 근본적 개념 중 하나인(Schuld)는 , 곧 부채(Schulden)라는 매우 물질적인 개념에로 거슬러 올라간다(이 두 독일어 단어가 같은 어원을 갖는 용어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곧, 손해와 고통 사이의 균형이라는 관념은 근본적으로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계약적 관계, 사법적 개인의 존재만큼이나 오래 되었으며 그 자신 교통ㆍ교환, 가치의 구입이라는 근본적 형식에로 또 다시 돌아가는 하나의 관계에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편 이러한 관계의 원칙은 다음과 같은 고대인의 일반 원칙으로 요약될 수 있다. “어느 사물이나 그 가격을 지닌다. 모든 것은 대가로 지불될 수 있다.” 따라서, 정의 자체가 - 그 기원에 있어 - 주어진 어떤 순간에 있어서 대체적으로 보아 “거의 대등한 힘의 상태를 전제한 보상이며 교환이다.” “‘죄’, ‘양심’, ‘의무의 신성함’ 등과 같은 도덕적 개념 세계의 발생지는 바로 이 영역, 즉 채무법이다.” 이로부터 형을 치르는 것에 대한 하나의 은유, “빚을 갚는다.”라는 일상적 표현이 나온 것이다. 따라서 모든 내적ㆍ외적 처벌의 기초로서의 양심의 가책은 하나의 ‘질병’이다.

한편, 어떤 범죄자가 스스로를 사회의 ‘적’ 혹은 ‘비행인’(?)으로서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양심의 가책 혹은 죄책감의 내면화를 통해서이다. 그는 사회에 의해 정복 혹은 ‘포괄ㆍ이해’(conquis et "compris")된다. 이런 의미에서 가치 및 도덕의 기준은 언제나 사회적이다. 사회는 자신의 보존ㆍ보호ㆍ번영이라는 자신의 명확한 이해(利害) 기준에 따라 가치들 및 도덕들을 판단한다. 달리 말해, 모든 가치와 도덕은 오직 주어진 사회 내에서만 타당하다. 그런데, 니체에 따르면, 사회의 관심은, 결코 자신의 ‘참다운 진보’가 아닌, 오직 자신의 단순한 보존, 현상 유지(statu quo)에 있다. 사회적 가치는 근본적으로 사회의 이기주의에 의해 탄생한다.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기능에 관련된 효용성에 준하여 판단된다. 더구나 이러한 사회의 이익을 위한 덕들은 그 기원이 망각됨으로써 오늘날 이익이 아닌 어떤 순수한 동기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행해지고 있다.
“근본 동기, 즉 유용성이라는 동기가 망각된 그러한 행위들이 도덕적 행위라고 불린다. [...] 모든 도덕의 근원이며 도덕적 행위에 대한 모든 찬사의 근원인 사회는 분명 이익 이외의 다른 모든 동기가 도덕적으로 훨씬 높게 평가되도록 너무나 오랫동안 그리고 너무나 격렬하게 개인의 사리사욕과 싸워야만 했다. 그리하여 도덕은 마치 이익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도덕은 근원적으로는 사회의 이익이며, 모든 개인적인 이익에 맞서 자신을 관철시켜나가고 더 높은 품위를 얻기 위해 애써왔다.”
하나의 사회는 자신에게 ‘부적합한’ 모든 것들을 억압하며,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든 ‘예외들’을 자신에 대한 위험 요소로서 배제한다. “예외자를 범죄자로 다루고 억압하기 위한 심문, 불신, 관대하지 않음의 정도-자신들의 예외성으로 인해 내적으로 병들 정도로 그들 자신에게 양심의 가책을 갖게 하기 위해서.”따라서, 한편으로는 “살해하고, 고문하고, 자유아 재산을 빼앗”으며, “교육을 제한함으로써, 학교를 통해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로서)” “속이고, 기만하고 쫓아” 다니는 사회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양심의 가책이라는 내면화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최면에 걸리고”, “뭉그러진”, “실패한”, “길들여진” 범죄자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영혼과 신체에 있어 ‘근대인’으로 ‘형성’되고 ‘개선’되었으며 ‘변형’된 것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이다.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육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의무와 마찬가지로 죄, 죄책감 혹은 양심의 가책 역시 이제는 그 기원이 잊혀진 과정들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의 발명품이다. 우리는 결코 양심의 가책의 존재 이유, 그것이 만들어진 과정, 내력에 대해 묻지 않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 도덕을 포함한 모든 것은 만들어진 것, 발명된 것이며, 그 자신이 구성된 계기들, 곧 역사를 갖는다. 우리는 도덕의 계보학을 수행해야 한다.

3. 부채의 인간학 - 경제 인간, 부채 인간

결국 라짜라또의 부채인간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메커니즘이 전통적인 기존 경제학적 관념만으로는 분석 불가능한 것임을 드러내기 위한 개념적 도구이다. 신자유주의는 모든 정치적인 것, 사회적인 것, 개인적인 것, 도덕적인 것, 한 마디로 ‘경제적이지 않은 모든 가치’를 경제적 효용가치로 환원한다. 오늘날의 이른바 ‘스펙’이란 용어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권력 효과에서 잘 드러나듯이, 당신이 좋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좋은 영어 성적을 받지 못하며, 좋은 직장을 가지 못했고, 혹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더구나 많은 부채를 지고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 개인의 책임이다. 그리고 이는 다름 아닌 품행을 통제하는 도덕적 가치를 구성한다.
“현실을 봐라, 너 언제까지 그렇게 정신 못 차리고 살래? 네가 지금 그럴 때니?”
그리고 이는 바로 니체의 단언처럼 스스로에 대하여 내면화 된다.
“아, 난 왜 이러지? 난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하지, 난 왜 이렇게 끈기가 없지, 그래 모든 건 다, 내 잘못이야.”
라짜라또의 부채인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개인의 문제인 동시에 구조적 문제이다. 현대 세계를 살면서 신자유주의가 우리의 머릿속에 주입하는 도덕주의적 담론에서 근본적으로 탈피할 수 있는 개인은 없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경제적 교환 혹은 상징 교환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경제학적 분석은 부채인간이라는 더 큰 개념 아래 새롭게 포괄적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경제적 인간의 생산과 실존적 인간의 생산은 분리불가능한 동전의 양면이다. 따라서, 부채인간의 개념은 현대 신자유주의가 그에 적합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의 분석을 위한 도구이다. 달리 말해, 부채인간의 개념은 현대 신자유주의의 비판을 위해 고안된 비판적 인간학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음과 같은 사회보장 연금 신청자의 말을 들어보자. 사회복지 기관의 ‘상담’을 받고 나온 신청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녀가 내게 주요 관심사나 일생에 하고 싶은 일 혹은 예전에 하던 일을 왜 선택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다시 질문으로 답했죠. “그럼, 당신은 왜 이 복지 기관에서 일을 하기로 선택했나요?” 나는 그녀의 질문이 너무 지나친 질문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내 삶에 대해 그녀에게 이야기해야만 할 의무는 전혀 없는 거죠. […] 그녀가 계속 그런 질문을 고집하는 건, 나에 대해 그녀가 갖는 이미지, 그리고 그 이미지로부터 그녀가 나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라는 문제와 연결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그녀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녀가 보기에 나는 아직 나의 직업, 내 길을 찾지 못한 사람이고, 그저 내가 상황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그녀가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이었던 겁니다. 나는 내가 내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고, 나 자신을 정당화해야 하는 이런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전혀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지요. 그녀는 나를 좀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모든 것은 그들이 당신에게 제시하는 능력 평가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당신은 그것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이에 더하여, 내밀함에 관련된 또 다른 차원이 있다. 나는 심도 있는 능력 평가를 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이는 고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정해진 관습대로 행해지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에 대해 심사숙고하면서 삶에 대한 평가를 내려야 하는 것이다. 당신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역겨운 용어들을 쏟아 내면서 당신에게 당신의 삶에 대한 심사숙고를 강요한다.”

“수당 수령자는 ‘개별 조사’에서 자신을 설명해야만 하고, 또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주기적으로 자신의 삶과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혹은 지어내고), 그들 앞에서 자신을 정당화해야만 한다. 수당 수령자가 사생활 침해와 개인과 주체성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려고 해도, 기관이 강요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노동’에 의해 그는 이 폭력을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식으로 신자유주의는 당신의 생각과 삶을 그들의 기준에 맞추어 도덕화하고, 당신은 이에 대해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해야만 한다. 바로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여, 복지기관과 국가는 당신의 공적 생활은 물론 사생활을 통제하며, 이러한 통제는 당신의 가장 내밀한 곳, 곧 당신의 마음속에까지 이른다.

“더 나아가, ‘신청자의 사생활 염탐’은 복지 기관의 종사자들에 의해 점점 더 빈번히 행해지고 있는데, 이는 이들이 내심으로는 가난한 자, 실업자, 임시직 종사자들을 ‘불신’하고, 그들을 ‘사기꾼’ 혹은 ‘모리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 기관은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수당 수령자들의 품행을 감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개인의 사생활 속으로 들어간다. 복지 기관은 수령자의 집에 들어가 생활 방식을 조사하고 질문할 권리를 갖는다. 수당 수령자의 방을 살펴보고 화장실을 들여다보며 칫솔이 몇 개나 있는지 확인한다. 또 전기세와 전화세, 집세 영수증을 요구하고, 그의 생활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특히 그가 혼자 살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만약, 그가 어떤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다면, 이 배우자는 스스로 생활을 꾸려나가야만 하는 존재로 가정되기 때문에, 복지 수당은 중단될 것이다.”

이러한 반복적 학습의 과정을 거쳐, 당신은 이제 ‘스스로 알아서 하는’ 존재가 된다. 신자유주의는 다름 아닌 당신의 마음, 품행, 일상을 통제한다. 신자유주의는 당신의 사생활, 취미, 습관, 생각, 품행, 태도, 자세, 가치관, 세계관을 새롭게 빚어낸다. 당신은 그들이 제시하는 기준에 맞추어 스스로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무서운 일은 당신은 그러한 당신의 삶이 당신 자신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진짜 자기’인 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신자유주의에 의해 주체로서 조립ㆍ제조ㆍ생산된다.
그렇다면 이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없을까?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잃고 그저 신자유주의적 가치에 의해 조건화 된 채로 느끼고 생각하는 자동인형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라짜라또는 이렇게 말한다.

“부채의 활동 범위는 단순히 금융과 화폐 정책을 세심히 조작하고 막대한 양의 돈을 굴리는 일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용자의 실존을 생산ㆍ통제하는 기술을 형성ㆍ배치하는 것에 이른다.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경제는 결코 주체를 장악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신자유주의가 당신 앞에 제시하는 삶의 양식을 거부하고 그와는 다른 게임, 다른 삶을 살 수가 있다. 이 모든 것은 라짜라또에 의하면 계급투쟁이다. 더하여, 이는 또한 당신의 주체성, 정체성을 위한 투쟁이다.

가장 효과적인 지점에서 계급투쟁을 재개하려면 부채에 대한 이 죄책감을 극복해야만 한다.

“이 죄책감은 신에 대한 부채가 아닌, 지상의 부채, 우리의 지갑을 짓누르고, 우리의 주체성을 조정하며 포맷하는 부채이다. 따라서 이는 단순히 부채를 탕감하거나 파산 신청을 내는 것이 아니라, - 이런 일들이 매우 유용할 때조차도 - 우리를 가두고 있는 담론 및 부채의 도덕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일이다. 우리는 부채에 대해 우리를 정당화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수많은 시간을, 우리를 잃었다. 모든 정당화는 이미 당신을 죄인으로 만든다! 이 2차적 순수를 정복하고, 모든 죄책감과 의무,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단 한 푼도 상환해서는 안 된다. 부채를 없애기 위해 투쟁해야만 한다. 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재앙으로 몰아넣는 권력장치의 문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개인과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권력의 문제이다. 이것은 시혜와 관용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과 투쟁의 문제이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가타리의 말을 인용하여, 당신이고 나인, 그리하여 우리 모두인, 대한민국의 모든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 곧 그들의 단어로는 ‘열등생들’에게 건네는 이런 한 마디 말을 상상해본다.

“당신은 대한민국의 열등생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당신의 장점이다. 다행히도,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당신과 같은 열등생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 열등생들은, 때로는 명시적으로 또 때로는 암묵적으로, 자신에게 강요되는 이른바 ‘정상화’ 계획을 거부한다. 당신이 계속해서 불량 학생으로 남아 있기를, 그리고 우리가 좋은 친구들로 남아 있기를!”

2012년 9월 13일,

옮긴이들을 대표하여

정치적인 퀴어, 연대의 가능성



"올 초까지만 해도 '당연하다' 내지 '필연적이다'와 같은 단어들을 남발하곤 했었다. 하지만 철학을 접한 이후(비록 전공기초 하나 수강했을 뿐이지만) 절대, 필연, 당연, 보편 같은 단어를 쉽사리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당연'은 절대적으로 옳은 답이 존재하고 있음을 함축하고 있는 폭력적인 단어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연대가 당연하다고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연대를 선호하고, 연대함의 의미를 '강요'하지는 않더라도 '설득'하고픈 정도의 욕심은 있다.(이러게 내 안의 파쇼를 조금씩 죽여나가고 있다.)


내게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과정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그래서 더더욱 퀴어문화축제가 그들만의, 혹은 우리만의 폐쇄적인 문화로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체화의 과정이 충분히 정치적이었으면 하고 퀴어 퍼레이드는 더욱 정치적인 무브먼트로 해석되길 바란다. 청계천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걷는 것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퀴어함이 더욱 더 뻗어나가를 기대한다. 그들만의 소수자성이 아닌 우리 모두의 소수자성이길, 이를 위해 퀴어들이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소수자성을 들춰내고 이를 사회 전반 퍼뜨려주길. 그리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손잡아주자. 내년 퍼레이드에서 함께, 너와 나의 소수자성을 흩뿌릴 수 있길 바라며."


- 황달(황지윤), <4인 4색. Queer Parade - 정치적인 퀴어, 연대의 가능성>, <연세>, 2012년 가을, 93호, 60쪽.


2012. 9. 29.

플라톤, <국가/정체> - 음악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606237



* 플라톤, 『국가ㆍ政體』(개정증보판), 박종현 역주, 서광사, 2005.



 
 
- 소크라테스: “됐소, 트라시마코스 선생! 그런데 선생은 어떤 이는 시가(詩歌, 음악, mousikē)에 능하다(교양이 있다: mousikos)고 하되, 또 어떤 이는 시가(음악)를 모른다(교양이 없다: amousos)고 말하겠구려?”
 
- 트라시마코스: “저는 그럽니다.”(107, 1권 349d-e)


 
  
* 역주 66) 본격적인 지혜에 대한 사랑의 활동인 철학(philosophia)이 있기 이전의 헬라스인들에게 있어서는 시가(mousikē)가 그들의 교육 또는 교양의 전부인 셈이었다. 따라서 시가에 능하거나 밝은(mousikos) 사람이 곧 교양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한 그들에게 있어 호메로스의 『일리랑스』나 『오디세이아』는 가히 경전적(經典的)인 것이었다고 하겠다. 지혜를 추구하는 철학의 등장은 이런 지위를 누려온 시가에 대한 도전처럼 시인에게 느껴졌을 것이다. 헬라스에 있어서 철학과 시(詩) 사이의 불화가 여기서 발단한다(107).

 
  
- 소크라테스: “그러니, 글라우콘! 시가를 통한 교육[양육: trophē]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겠지? 즉, 리듬과 선법(線法, 和音, harmonia)은 혼의 내면으로 가장 깊숙이 젖어 들며, 우아함을 대동함으로써 혼을 가장 강력하게 사로잡고, 또한 어떤 사람이 옳게 교육을 받는다면, 우아한(고상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그 반대로 만들 것이기 때문에 말일세. 그리고 또 시가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교육을 받은 이는 빠져서 없는 것들과 훌륭하게 만들어지지 못한 것들 또는 훌륭하게 자라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게 알아볼 것이며, 그야말로 옳게 싫어할 줄을 알아서, 아름다운 것들은 칭찬하고 기뻐하여 혼 속에 받아들임으로써, 이것들에서 교육을 받아, 스스로 훌륭하디 훌륭한 사람으로 되는데, 일찍이 어려서부터, 그 논거(이론: logos)도 알 수 있기 전에, 추한 것들은 비난하고 미워하기를 옳게 하다가, 이렇게 교육받은 사람인지라, 그 논거를 접하게 되면, 그 친근성 덕에 그걸 알아보고서는 제일 반길 것이기 때문에 말일세.”
 
- 글라우콘: “제게는 어쨌든 그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시가 교육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220-221, 402d-402a)
 

 
 
* 역주 59) 여기에서 시가를 통한 교육의 원어는 en mousikēi trophē이다. 헬라스인들은 성격 또는 인격(ēthos) 형성과 관련해서 아주 체계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그들의 용어 사용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ēthos는 ethos(습관, 버릇)에서 형성되고, ‘습관’은 반복되는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으로 굳어진 습성(굳어진 상태, hexis)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게 그들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플라톤의 교육관도, 아리스토텔레스의 덕론(德論)도 이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다. 여기에서 시가 교육과 관련해서 하고 있는 언급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성질의 것이다. 400c-e에서 보자. to eurhythmon(eurhythmia: 좋은 리듬), eulogia(좋음 말씨), euarmostia(조화로움), euschēmosynē(좋은 모양, 우아함), euētheia(좋은 성격, 좋은 성품) 등은 모두 eu(잘, 훌륭하게: well)라는 말과 결합된 복합어인데, 이것들은 모두가 ‘반복성’이나 굳어진 상태(hexis)를 전제로 한 말이다. 그런 성격 또는 인격을 다듬어 가고서야 훌륭한 사고(dianoia)의 틀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220).
 

 
* 역주 60) ‘시가 교육’은 곧 ‘시민 교육’이다. 이는 시가 교육을 통해서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ēthos) 형성과 함께 건전한 생각, 즉 그런 ‘의견’이나 ‘판단’ 또는 ‘소신’(doxa)을 갖도록 하고, 이를 지키며 실천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교육이다. 이는 어찌 보면, 단련과 주입의 과정이다(221).
 

 
- 소크라테스: “내가 생각하기에는 ‘움직이는 운동’(phora: 장소적 이동의 운동, 운동 일반은 kinēsis)에는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많은 종류가 있는 게 틀림없으이. 누구든 현자라면야 아마도 그 모두를 말할 수 있을 걸세. 우리에게도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두 가지일세.”
 
- 글라우콘: “어떤 것들인데요?”

- 소크라테스: “천문학에 더해 이것과 상관적인 것이 있네.”

- 글라우콘: “어떤 것인가요?”

- 소크라테스: “눈이 천문학에 맞추어져 있듯이 귀는 화성학적 운동(enarmonios phora)에 맞추어져 있으며, 이 학문들(epistēmai)은 서로 자매관계에 있는 것 같으니. 여보게 글라우콘! 피타고라스학파가 그렇게 주장하고 우리도 동의하듯이 말일세. 아니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 글라우콘: “동의합니다.”

- 소크라테스: “그러면 이는 큰 일거리이므로 그들이 이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지, 그리고 이것들 이외에 다른 것이 있는지 그들한테서 들어볼 걸세.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맞서서 우리의 주장을 지킬 것이네.”

- 글라우콘: “그건 어떤 것들인가요?”

- 소크라테스: “우리가 양육하게 되는 사람들이 이것 가운데 어느 것이나 결코 불완전한 형태로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우리가 방금 천문학과 관련해서 언급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이르러야만 되는 거기에 언제나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로 배우려고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네. 혹시 화성(和聲, 線法, harmonia)과 관련해서도 사람들이 또 다른 유의 그런 짓을 한다는 사실을 자네는 모르고 있는가? 그들도 들리는 협화음(協和音, symphōnia)들과 소리들을 대비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천문학자들처럼 헛수고를 하기에 말일세.”

- 글라우콘: “단연코 우스꽝스러운 일이기도 하죠. 그들은 어떤 것들을 조밀음정(稠密音程, pyknōmata)으로 부르며, 마치 이웃의 소리를 엿들으려는 사람들처럼 귀를 갖다 댑니다. 어떤 이들은 사이에 있는 음마저도 듣는다고 하면서, 이것을 가장 좁은 ‘음정’(diastēma: 음정의 폭이 가장 작은 것)이라 부르며 이것으로써 음들을 측정해야만 한다고 말하나, 다른 이들은 그걸 이미 내어본 소리와 같은 것이라 주장하는데, 이들은 양쪽 모두 지성(nous)보다도 귀를 앞세웁니다.”

- 소크라테스: “자네는 현(絃)들을 괴롭히며 줄감개에다 이것들을 조이면서 고문하는 그 훌륭한 양반들을 두고 말하는 게로구먼. 그러나 채로써 하는 현들에 때림이라든가 또는 비난에 대한 현들쪽의 거부나 엄살 등의 관련된 비유가 더 길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비유를 그만 두거니와, 내가 말하는 사람들은 이들이 아니라 방금 우리가 화성과 관련해서 묻고자 한다고 했던 그 사람들일세. 그들은 천문학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똑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일세. 그들은 이들 들려오는 협화음들에 있는 수(數)들을 찾되, 문제들로 올라가지는 않는다네. 즉 어떤 수들이 협화음들이고 어떤 것들이 아닌지를, 그리고 무엇 때문에 각각의 경우악 그러한지를 고찰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네.”(482-484, 530c-531c)
 
 

* 역주 49) 피타고라스 학파는 실험에 의해 한 옥타브에 있어서 제일 낮은 음과 8도음, 5도음 및 4도음 간에는 현의 길이로 따져서 각각 2:1, 3:2, 4:3의 비례 관계가 성립함을 알게 되었다. 이 실험은 하나의 줄을 갖고서 기러기 발 같은 것으로 이동시키며 측정한 것이다(483).
 
 

* 역주 50) 조밀음정: pyknōmata (단수는 pyknōma)는 어원상으로 ‘조밀한’(pyknon) 음정(diastēma)의 뜻이다. 아리스토크세노스(Aristoxenos)는 그의 『화성학』 I. 24. 10-15d에서 이를 pyknon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내리고 있는 그것의 의미 규정에 따르면 ‘4음 음계의 음정에 있어서 결합된 두 음정이 나머지 음정보다도 더 작은 쪽’의 음정을 가리킨다. 이를 테면 두 4분음의 음정 또는 반음들의 음정이 그런 경우이다(483).
 

  

2012. 9. 27.

wish you were here - pink floyd, 1975

1975
 
 
 
 
 
 
 full album
 
 
1975
 
 
 
1.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i-v
 
 
 
 
 
Remember when you were young, you shone like the sun.

Shine on you crazy diamond.
Now there's a look in your eyes, like black holes in the sky.
Shine on you crazy diamond.
You were caught on the cross fire of childhood and stardom,
Blown on the steel breeze.
Come on you target for faraway laughter, come on you stranger,
You legend, you martyr, and shine!

You reached for the secret too soon, you cried for the moon.
Shine on you crazy diamond.
Treatened by shadows at night, and exposed in the light.
Shine on you crazy diamond.
Well you wore out your welcome with random precision,
Rode on the steel breeze.
Come on you raver, you seer of visions, come on you painter,
You piper, you prisoner, and shine!

Nobody knows where you are, how near or how far.
Shine on you crazy diamond.
Pile on many more layers and i'll be joining you there.
Shine on you crazy diamond.
And we'll bask in the shadow of yesterday's triumph,
And sail on the steel breeze.
Come on you boy child, you winner and loser,
Come on you miner for truth and delusion, and shine!
 
 
 
 
 
 
 

close to the edge - yes



 
 
 




1972
 
 
 
 
 

and you and i
 
 
 
 
 
 
 
 
live
 
 
 
 
 
 

beat - king crimson 1982



 
1982



1. neal and jack and me

 
 
 
 
I'm wheels, I am moving wheels
I am a 1952 studebaker coupe
I'm wheels, I am moving wheels moving wheels
I am a 1952 starlite coupe...
En route.....les Souterrains
Des visions du Cody...Sartori a Paris...
 

Strange spaghetti in this solemn city...
There's a postcard we're all seen before...
Past wild-haired teens in dark clothing
With hands-full of autographed napkins we
Eat apples in vans with sandwiches ... rush
Into the lobby life of hurry up and wait
Hurry up and wait for all the odd-shaped keys
Which lead to new soap and envelopes...
 

Hotel room homesickness on a fresh blue bed
And the longest-ever phone call home.....no
Sleep no sleep no sleep no sleep and no mad
Video machine to eat time... a cityscene
I can't explain, the Seine alone at 4am
The Seine alone at 4a.m....Neal and Jack and me
Absent lovers, absent lovers...
 
 
2. heartbeat
 
3. sartori in tangier
 
 
 
live
 
 
 
 
4. waiting man
 
 
 
 
 
5. neurotica
 
 
good morning
It's 3am in this great roaring
City full of garbage eaters ravaging parking
Spots beneath my plaza window I see cheetah in their
Tight skins and tired heels all-night hippo in
The diner crossing the street swarthy heards of young
Impala flambastic gibbon even a struggling monza
And over there that brilliant head ornament on that
Japanese macaque but look closely at the hammerhead hand
In hand with the mandrill
It's a sight you're
Unlikely to see anywhere else on the planet...

The stench and noise
Yes
Yes
The howler's
Resonating repertoire is not too bad when mixed with
The more musical twern of the tropical warbler but the
Impatient taxi blare the squawking elderly ibis and
The glass-eye snapper hawking papers I can certainly
Live without also be cautious of the poisonous
Boomslang laughter social droppings of the fruit bat
And purple queen fish and who's that babbler conversing
With a magazine stand? evidently he's getting a good
Reply...
 


Arrive in neurotica
Through neon heat disease
I swear at the swarming heards
I sweat the foul terrain
I rove the moving scenery
I have no fin
No wing no stinger
No claw no camouflage
I have no more to say...
 


Say...isn't that an elephant fish on the corner over
There look at that blush baby mud puppy noolbenger
Rhinoderma marmoset spring peeper shingleback skink
Siren skate starling sun-gazer spoonbill and suckers


They seem to be everywhere

Well it's a live revue random animal parts
Now playing nightly right here in neurotica...
So long...
 
 
 
 
6. two hands
 
 
 
 
Oh they're touching
They're touching each other
They're feeling
They push and move
And love each other, love each other
They fit together like two hands...

I am a face
In the painting on the wall
I pose and shudder
And watch from the foot of the bed
Sometimes I think I can
Feel everything...


The wind is blowing
My hair in their direction
The wind is bending my hair
There are no windows in the painting
No open windows, no open windows, no...
 
 
7. the howler
 
 
8. requiem
 
 
 
 

discipline - king crimson, 1981

 
 
 
1981
 
 
1. elephant talk
 
 
 
Talk
It's only talk
Arguments
Agreements
Advice
Answers

Articulate announcements
It's only talk

Talk
It's only talk
Babble
Burble
Banter
Bicker bicker bicker
Brouhaha
Boulderdash
Ballyhoo
It's only talk
Back talk

Talk talk talk
It's only talk
Comments
Cliches
Commentary
Controversy
Chatter
Chit-chat
Chit-chat
Conversation
Contradiction
Criticism
It's only talk
Cheap talk

Talk
Talk
It's only talk
Debates
Discussions
These are words with a D this time
Dialogue
Dualogue
Diatribe

Dissention
Declamation
Double talk
Double talk

Talk
Talk
It's all talk
Too much talk
Small talk
Talk that trash

Expressions
Editorials
Expugnations
Exclamations
Enfadulations

It's all talk
Elephant talk
Elephant talk
Elephant talk
 
 
 
 
live
 
 
 
 
2. frame by frame
 
 
live
 
 
 
Frame by frame,
Death by drowning-
In your own, in your own
Analysis.

Step by step,
Die by numbers-
In your own, in your own
Analysis.

Frame by frame,
Death by drowning-
In your own, in your own
Analysis.

Step by step,
Die by numbers-
In your own, in your own
Analysis.
 
 
3. matte kudasai
 
 
 
4. indiscipline
 
 
 
 
live, japan, 1982
 
 
 
sheltering sky
 
 
live
 
 
 
 

usa, 1975

red, 1974

 
1. red
 
 
 
* full album, 1974
 
 

starless and bible black

larks' tongues in aspic, 1973

 
 
 
 
1973
 
 
 
 
1. larks' tongues in aspic, part i
 
 
 
2. book of saturday
 
3. exile
 
4. easy money
 
 
5. talking drum
 
6. larks' tongues in aspic, part ii
 
 
 
 
live
 
 
 
 
 
asbury park, 1975
 
 
 
 
* i, ii, iii, & iv
 
 

island, 1971

lizard, 1970

 
 
 
1970
 
 
 
 
 
bolero
 
 
 
 
 
 

in the court of crimson king - king crimson, 1969




 
1969











 
 
 
 
1. 21st century schizoid man
 
 
 
 
 
 
Cat's foot iron claw
Neuro-surgeons scream for more
At paranoia's poison door.
Twenty first century schizoid man.

Blood rack barbed wire
Polititians' funeral pyre
Innocents raped with napalm fire
Twenty first century schizoid man.

Death seed blind man's greed
Poets' starving children bleed
Nothing he's got he really needs
Twenty first century schizoid man.
 
 
 
 
 
2. i talk to the wind
 
 
 
 
 
 
 
 
 
Said the straight man to the late man
Where have you been
I've been here and I've been there
And I've been in between.

I talk to the wind
My words are all carried away
I talk to the wind
The wind does not hear
The wind cannot hear.
 
I'm on the outside looking inside
What do I see
Much confusion
Disillusion
All around me.
You don't possess me
Don't impress me
Just upset my mind
Can't instruct me or conduct me
Just use up my time
I talk to the wind
My words are all carried away
I talk to the wind
The wind does not hear
The wind cannot hear.
 
 
 
* giles, giles and fripp - take 1
 
 
 
 
* take 2 - with judy dyble
 
 
 
 
 
3. epitaph
 
 
 
 
 
 
 
The wall on which the prophets wrote
Is cracking at the seams.
Upon the instruments of death
The sunlight brightly gleams.
When every man is torn apart
With nightmares and with dreams,
Will no one lay the laurel wreath
When silence drowns the screams.


Confusion will be my epitaph.
As I crawl a cracked and broken path
If we make it we can all sit back
And laugh.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Between the iron gates of fate,
The seeds of time were sown,
And watered by the deeds of those
Who know and who are known;
Knowledge is a deadly friend
When no one sets the rules.
The fate of all mankind I see
Is in the hands of fools.

Confusion will be my epitaph.
As I crawl a cracked and broken path
If we make it we can all sit back
And laugh.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4. moon child
 
 
\
 
Call her moonchild
Dancing in the shallows of a river
Lovely moonchild
Dreaming in the shadow
Of the willow.

Talking to the trees of the
Cobweb strange
Sleeping on the steps of a fountain
Waving silver wands to the
Night-birds song
Waiting for the sun on the mountain.

She's a moonchild
Gathering the flowers in a garden.
Lovely moonchild
Drifting on the echoes of the hours.

Sailing on the wind
In a milk white gown
Dropping circle stones on a sun dial
Playing hide and seek
With the ghosts of dawn
Waiting for a smile from a sun child.
 
 
 
5. in the court of crimson king
 
 
 
 
 
 The dance of the puppets
The rusted chains of prison moons
Are shattered by the sun.
I walk a road, horizons change
The tournament's begun.
The purple piper plays his tune,
The choir softly sing;
Three lullabies in an ancient tongue,
For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The keeper of the city keys
Put shutters on the dreams.
I wait outside the pilgrim's door
With insufficient schemes.
The black queen chants
The funeral march,
The cracked brass bells will ring;
To summon back the fire witch
To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The gardener plants an evergreen
Whilst trampling on a flower.
I chase the wind of a prism ship
To taste the sweet and sour.
The pattern juggler lifts his hand;
The orchestra begin.
As slowly turns the grinding wheel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On soft gray mornings widows cry
The wise men share a joke;
I run to grasp divining signs
To satisfy the hoax.
The yellow jester does not play
But gentle pulls the strings
And smiles as the puppets dance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