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7.

le rid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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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젊은이들의 실제 모습이다. 젊은이들은 편협한 교리를 주창하고 실행하며, 피와 비명과 소요와 잔인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젊었던 시절에는 전 유럽이 젊음을 믿었고 전 유럽이 젊음을 몰아붙여 정치와 국가적 사안에 관여하게 했다."(시오랑의 말, 203)


"내게 부족했던 것은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지식이 아니었다. 나는 다른 지식이 , 플로베르가 말했을 법한, 인류의 내용을 파악하는, 역사적 상황의 '혼'으로 파고드는 지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어쩌면 나는 한 소설을 통해서, 위대한 한 소설을 통해서 그 당시 체코인들이 어떻게 그들의 결정을 감내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소설 한 권이 쓰인 적 없다. 바로 이것이, 그 어떤 것도 위대한 소설의 부재를 메워 줄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경우 중 하나이다."(226)


"온통 들썩이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젊은 [에메] 세제르의 한 편의 시 <귀향 수첩>(1939)이다. 검둥이들이 사는 서인도제도의 한 섬으로 검둥이 하나가 귀환한다.(세제르는 흑인이라고 하지 않고 일부러 검둥이라고 말한다.) 어떤 낭만도 없이, 어떤 이상도 없이, 이 시는 거칠게 '우리는 누구인가?'라고 자문한다. 아, 그렇다. 정말 서인도제도에 사는 흑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17세기에 아프리카에서 그곳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디에서 온 걸까? 그들은 어떤 부족에 속해 있었던 것일까? 그들이 사용한 언어는 어떤 것이었을까? 과거는 잊혀 버리고 말았다. 처형되었다. 배의 화물칸에 몸을 싣고 떠난 긴긴 여정에 의해, 시체, 비명, 눈물, 피, 자살, 암살 사이에서 처형된 것이다. 지공을 통과한 이 여정 이후에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망각만이, 본질적이고 토대가 되는 망각만이 남았을 뿐.

망각의 잊을 수 없는 충격은 노예의 섬을 꿈의 극장으로 변모시켰다. 실제로 마르티니크인들이 그들 고유 삶을 상상하고, 그들의 존재론적 기억을 창조할 수 있던 것은 전적으로 꿈에 의해서였으니까. 망각의 잊을 수 없는 충격은 민담 작가들을 정체성을 탐구하는 시인들의 반열로 끌어올렸으며, 나중에 그들의 환상과 광기와 더불어 숭고한 구전 유산을 소설가들에게 물려줬다. 이 소설가들을, 나는 좋아했다."(22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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