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e august, pelle the conqueror, 1987
내 (윤리적) 삶의 영화. 이 세계의 비참, 혹은 윤리. 노동운동, 투쟁, 혹은 성장, 혹은 아버지에 대한 영화. 베르히만, 막스 폰 쉬도우 그리고 어린 펠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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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 펠레> - 마르틴 안데르센 넥쇠 / 정해영
"그러나 이번에는 쉽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상처의 기억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고통스러웠다. 펠레는 그토록 진실한 마음으로 행동했는데, 사람들은 남을 잘 믿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것이었다.
그 사건은 또한 펠레의 자존심도 건드렸다. 펠레는 함정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남들의 조롱거리가 된 것이다. 그 사건은 펠레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이후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펠레는 사람의 말을 항상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그래서 거짓을 꿰뚫어 보려고 시도했고, 이제 누구도 무작정 믿지 않기로 했다."(117)
"펠레는 보이지 않는 법칙에 따라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데 몰두했다. 그리고 언제나 주위 사람들에 대하여 특정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지만,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농장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종종 단지 기분이 나쁘다고 분풀이로 말에게 채찍질을 했고, 여자들도 작은 동물들과 젖소에게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보면서 펠레는 스스로 동정심을 배웠다. 펠레는 동물들을 학대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젠가 루드가 새 둥지에서 알을 훔쳤던 날 처음으로 루드를 때렸다."(159-160)
"이 편지를 읽을 때쯤, 나는 영원히 떠나 버렸을 겁니다. 보딜과 나는 오늘밤 도망치기로 했어요. 엄격하신 아버지는 내가 보딜과 결합하는 걸 결코 허락하시지 않으시겠죠.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은밀한 곳에서 사랑의 행복을 누릴 겁니다. 우리를 찾는 것은 부질없는 짓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적들의 사악한 손에 넘어가느니 차라리 함께 죽기로 작정했으니까요. 보딜과 나는 눈물로 이 편지지를 적십니다. 하지만 위대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지킬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내린 절망적인 결정을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한스 페르트"(273)
"노부인이 눈을 떴다.
"난 좋은 남편도 있었어요. 일요일이면 땔감을 해오고 밤에 일어나서 내가 누워 있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주던 착한 남편이었죠. 우리는 비교적 유복하게 살았어요. 납으로 만든 시계추에 넉넉한 땔감에 ...... 언젠가 코펜하겐으로 여행을 가자고 약속도 했었죠. 내가 처음 병에다 버터를 만들었을 때 버터를 빼내려다가 병을 깨뜨리고 말았죠. 그땐 버터 제조기가 없었거든요. 그러자 그이가 웃었어요. 그 사람은 내가 실수를 하면 항상 웃곤 했죠. 그리고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침에 깨어나서 우리는 밖으로 나가 바다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곤 했죠. '이리 와봐, 안나.' 남편은 말하곤 했어요. '밤새 헤더 꽃이 피었어.' 하지만 그건 태양이 사방에 쏟아 내는 붉은 빛일 뿐이었어요. 3킬로미터 이상을 가야 가장 가까운 이웃이 나왔지만, 그이는 나만 있으면 아무래도 상관없었어요. 늘 나한테서 즐거움을 찾았죠. 이 변변치 않은 내게서 말이에요. 동물들도 날 좋아했어요. 전체적으로 우린 모든 게 다 좋았어요."
노부인은 머리를 양옆으로 흔들었고, 그러자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377)
"라세는 아들을 잃고 싶지 않았고, 펠레를 곁에 두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러나 이제 그 어떤 것도 펠레가 세상으로 다시 나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419)
"아버지와 떨어져 사는 건 힘들겠지만 가야 한다고 느꼈다. 어서 떠나! 봄이 그의 귀에 이렇게 소리치는 것 같았다. 그는 이곳에 있는 돌 하나하나, 나무 하나하나, 그리고 나뭇가지 하나하나까지 샅샅이 알고 있었다. 여기에는 이제 펠레의 푸른 눈과 긴 귀를 채워 주고 마음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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