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2.

der himmel über berlin 2









나는 영화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참 후에야 그건 영화를 좋아해야 영화음악도 좋아할 수 있는데 나는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영화를 보려가거나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가히 엄청난 영화들을 봤다. 특히 고전적인 중요한 영화들을, 그리하여 나는 영화에 대해 모르고,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음악이 좋은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나는 빔 벤더스의 영화들 중 가장 좋아하는데 개봉 당시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영화도 무척이나 사실은 너무 좋았지만, 그 흑백의 감도나, 페터 한트케의 앞부분 어린시절에 대한 시들이나, 이미지나, 위르겐 크나이퍼의 오리지널 스코어 음악이나, 피터 포크의 등장이나!, 주연을 맡은 브루노 간츠나 다 좋았지만,

그래도 내가 음악을 좀 듣는 편이라 새로운 음악을 듣고서 감동하는 경우는 사실대로 말하자면 극히 드물다. 아스토르 피아졸라를 듣다가 다른 누군가의 반도네온 연주에 감동받기는 어려운 일이니까.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가 처음부터 음악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 여주인공이 클럽으로 들어가는 순간 흘러나오는 음악이 뭔가 아주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무대에는 내가 처음보는 어떤 가수가 요즘 말로 아주 '쉬크한' 폼으로 앉아 있다가 노래를 시작하는데(아래 첫번째 동영상 - nick cave and the seeds - the carney/from her to eternity), 거의 의자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거의 의자에서 떨어져 기절하는 줄 알았다!

이렇게 잘 하고 좋을 수가! 이렇게 쿨하고 멋질 수가! 이런 날은 내 음악 듣기 인생에 거의 없는 드문 날이다. 새로운 좋은, 그리고 이 경우에는 멋진 음악을 하나 더 발견하는 날, 그날이 바로 내가 닉 케이브를 처음 알게 된 날이다. 이게 영화가 우리나라서 개봉하던 1987년 혹은 1988년이 일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프랑스에 유학을 갔는데 파리에 닉 케이브가 온다는 것이었다. 이건 <no more shall we part> 투어였으니 아마도 앨범이 발표된 2001년 혹은 2002년의 일일 것이다. 나는 당장 표를 사서 파리 올랭피아 공연장으로 달려갔는데, 들어가서 늘 하던대로 '관객의 사회학적 분포도를 조사하다가' 놀랄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2000명은 될 관객의 분포도가 99% 20대 초반 여성 관객이었다. 남자는 열 혹은 스무 명에 하나였다. 희한한 경험이었다. 난 즉시 닉 케이브가 데이비드 실비언 같은, 혹은 좀 유명한 예를 들자면 스팅 같은 '물개' 류의 아티스트란 걸 알았다(하지만 스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압도적인 음악성을 갖고 있다, 뭐 스팅이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일단 기타리스트가 믹 하비이니 ...

여하튼 감동의 공연이 끝나고 앵콜 시간이 왔는데, 이 여성들은 당연히 기립박수... 그런데 기립 박수가 5분, 10분을 이어져도 우리의 닉 케이브 님이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 역시 이분은 앵콜을 하지 않는 쿨한 분이시구나, 혹은 오늘 너무 피곤해서? 하는 생각을 하는데, 공연장 천정에 불이 훤하게 들어왔다. 나가라는 얘기 ...

그래서 나가려는데, 아 이런, 이 20대 초반 여성분들, 그러니까 파리지엔님들이 그래도 계속 박수를 치는 것 아닌가! 내가 공연 수백개를 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가히 '충성도가 대단히 높은 팬들'이었다 ...그러고도 5분인가를 더 기립박수를 하고서야, 닉 케이브 등장... 내 정말 앵콜 안 한다만, 오늘은 정성에 감동하여, 그럼 해드립니다 ... 하는 분위기로... 그리고 단 한곡을 하고 퇴장, 이번에도 앵콜 기립박수, 그런데 이번에는 역시 너무나도 쿨하게도 나오지 않았다, 이후 해산 ...

그리고 앨범들은 물론 쭉 찾아들었는데 불행히도 내가 갔던 <노 모어 쉘 위 파트> 앨범부터 좀 안 좋았다, 나는 닉 케이브의 마지막 시기를 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닉 케이브가 맛이 갔다던가 한 것은 아니고(안 찾아봤지만 지금도 여전히 좋을 것이다), 다만 이전보다는 그래도 역시 못하다는 정도? 여하튼 그날 공연을 보고 나오는 파리의 밤공기는 유난히 시원하고 좋았다... 내게는 ...

여하튼 '그녀에게서 영원으로'(from her to eternity)라는 노래는 음악 취향상 완전 100% 내 취향이고, 가사도 보면 완전 미친 놈의 고백이랄까? 물론 가사는 별로 내 취향, 아니다 ... 그래도 영화는 정말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영화라고 할까? 하여튼 일본제목인지 뭔지 <베를린의 하늘>(Der Himmel über Berlin)이라는 독어원제를 웬 <베를린 천사의 시>로 바꾼 것은 마음에 안들지만(영어와 불어 제명은 욕망의 날개, wings of desire / les ailes du desir), 그래도 내게는 너무 아름다운,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영화이다.












http://www.imdb.com/media/rm74680576/tt0093191


http://en.wikipedia.org/wiki/Wings_of_Desire




nick cave and the bad seeds - the carny + from her to eternity











Wings Of Desire (Zirkusmusik) - Laurent Petitgand           









Crime & the City Solution -- Six Bells Chime           


This is where it started
The trucks, the trees and her six bells
Now baby's going to look back home
I'm wearing my clean clothes
Yeah, I still got the ones you gave me
You've been treading some unsafe ground
And baby looks tired tonight
Out amongst the pikes and narrow streets
You go around
I hear the six bells, they're ringing
Yeah, the six bells they chime

Lay down your head now
You will sleep sound
I'll hold onto you
Through life's time
You're seventeen
You're seventeen at this time

I wear your silver ring
With your hand on my heart
Left you there with your gray eyes
Pack up their suitcase and leave
Raise my hand up to the sky
Now, don't you touch me
Don't you try
An age ago you wouldn't touch me
On the last day
We will always be fighting
A promise
A year of luxury
Perfect
Perfect kiss
How long, my long lost,
Will the last day be
I'm innocent of you there
And you of me

And you will sleep sound
I'll hold onto you
In life's time
You're seventeen
You're seventeen at this time

I met you when you were a young girl
Years and years six bells back
Six bells passed above the two
On a pier in another time
When I drew your body close to mine
You held your head up high then
You reached inside then
I'd give you everything
At this time
My pretty one
My fearless one
You held your head up high then
My fearless one
From this time
My fearless one
My young pretty one
The six bells - I made them ring

Lay down your head now
You will sleep sound
I will hold onto you
Until death's time
You're seventeen at this time
You're seventeen at this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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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ürgen Knieper - "Der alte Mercedes" (1987)










Nick Cave and the Bad Seeds - The Carny (5x5)

Nick Cave and the Bad Seeds performing live at MTV's Live 'n' Loud
supporting "The Boatman's Call"


1x5: into my arms
http://www.youtube.com/watch?v=jQUaWY_kl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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