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1.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13

<하고 싶은 이야기>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국민학교 4-3반
지도교사 김철성. 1981년 8월 14일(1집) 12월 15일(2집)




* 오미집 어떤 아이 - 김지은



내가 오미집 식당에 갔을 때
어떤 남자아이가
어른들이 시키는 일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쪽 눈은 감겼고
우리 또래와 같은 아이
나는 걔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요.
그 아이를 돕고 싶어요.





* 부자 - 이승엽


난 오늘 아침에
느낀 것이 많다.


오늘 아침 아빠께서 억지로
우유 값을 주실 때 알았다.


아빠께서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것을 보고는
부자인 것 같았다.


난 우리 집이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 싸움 - 임경재



어제 아버지와 엄마가 싸우셨다. 아버지가 술을 많이 잡수시고 오셔서 그랬다. 나는 아버지가 싸우셔서 혼날까봐 자는 척 했다. 그러나 큰 형이 점잖게 "아버지 그만 좀 싸우셔요. 시끄러워서 온 동네 퍼지겠읍니다" 했더니 아버지께서는 "너 좀 이리와" 하겼다. "알았읍니다" 하더니 큰형이 벌떡 일어나서 안방으로 건너갔다. "너 왜 엄마 아버지 싸우는데 참견이야" 하셨다. 큰형이 "싸우는 건 좋지 않습니다" 하니 "싸우는 건 좋지 않은 게 나도 안다. 그러나 엄마가 자꾸 시비를 거니 난들 어떻게 하겠냐" 하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럼 참으시면 되잖아요" 하자 "나는 더 이상은 못 참는다" 하셨다. 엄마께서 "당신이 술을 많이 먹으니 그렇지요" 하셨다. "당신이 참으면 안 돼" 아버지가 하시자 또 엄마는 "당신이나 참아요" 하자, 큰 형이 "정말 이러시기어요" 하자 아버지가 "그래 하자" 하니 "아버지 어머니 그만 좀 싸우세요. 그리고 잠 좀 자셔요" 하고 큰형이 말하니, "좋다 그렇다면 내가 내일 생활 계획표 짜줄테니 알아서 해라" 하고 아버지는 엉뚱한 말만 하셨다. "예" 하고 큰형이 윗방으로 넘어가 모두들 잠을 잤다. 그 다음날 아버지가 생활계획표를 짜 주신다더니 짜 주시지도 않고 회사갈 채비만 하고 계셨다. 나는 그래서 밥 먹고 병규와 제기를 찼다.







* 나머지 공부 - 황인선



나는 언젠가 산수 시험이 틀려서 나머지 공부를 한 적이 있다. 그날은 비가 막 쏟아졌다. 그래서 엄마가 동생에게 우산을 갖다주라고 했는지, 동생이 우산을 가지고 내가 나머지 공부를 하고 있을 때 가지고 왔다. 나는 동생에게 빨리 우산을 받고 나머지 공부를 계속하는데, 동생이 안 가고 구경하고 있어서 나는 내 동생에게 빨리 왜 안 가고 있느냐고 막 그랬다. 그러니까 비가 와서 안 간다 해서 그래도 막 가라 해서 그럼 복도에서 가만히 있으라 했다. 나는 동생이 내가 나머지 공부하는 것을 알까 봐 부끄러워서 열심히 문제를 풀어서 선생님에게 가서 줄을 서서 검사를 받은 다음 합격을 하였다. 동생은 복도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책가방을 챙기고 복도에 가 보니 거기서 동생이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낙서하며 놀고 있었다. 동생이랑 같이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었다.






* 우리집 가게 - 모윤미


나는 우리 가게가 싫다. 아이들이 지나가면 얼렁 숨어버린다. 우리 가게는 왕대포 집.


그래서 싫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나는 부끄러울 게 없어! 우리 어머니께서는 돈을 벌기 위해 하시는 가게인데 무엇이 부끄러' 하며 속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제는 왕대포집을 한다" "응, 그래, 제는 헌 옷만 입어" 하며 가는 아이도 많았다.


그때 나는 창피해진다. 그러면 나는 가게에 들어와서 울었다. 아무도 모르게 울었다.


우리 가게가 정말 싫다. 하필이면 대포집을 하는지 모르겠다. 세탁소도 있고 문방구도 있고 구멍가게도 있는데 하필이면 왕대포 집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으로는 문방구가 제일 나을 것 같다. 그러면 술집보다도 훨씬 잘 팔릴 것인데, 잘 안 팔리고 시끄러운 술집을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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