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7.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9

* <함박눈>


경북 안동군 임동동부국민학교 6학년 졸업기념 문집
지도교사 권중광
1982년 12월 16일 발행





* 어머니 - 윤상호


어머니 이마에 주름살이 났네요.
어머니 손바닥에 구덕살이 졌네요.
어머니 다리엔 뼈만 남았네요.
어머니는 일을 너무 했나봐요.







* 눈 - 김옥녀


눈아 눈아
참 미안하다.
다른 아이들은 너가 와서
기뻐하는데
난 그렇지 못하니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참 안됐어.
다음엔 반갑게 맞아 줄께.






* 개 - 이형수


나는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우리 집에는 내가 5학년 때 1년 동안 '쌧밧다'라는 개가 있었다. 나는 그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왜냐하면 명태 머리를 던지면 앞발을 들며 잘 받아 먹기 때문이다. 다른 개는 못 받아 먹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좋다.


그 때가 초겨울이었다. 난 그 개를 데리고 마늘 밭에 가서 장난치며 싸우기도 하였다. 손만 가면 무는 그 개의 이빨은 매우 날카롭다. 난 꾀를 썼다.


그 개는 나를 무척이나 겁낸다. 다른 애들 같으면 짖고 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쫓아 놓고 다리를 쥐어서 당기는 꾀를 썼으나 되지 않았다.


나는 그 때부터 개를 사랑했다. 다른 개를 보아도 사랑을 준다. 이윽고 80년 10월 10일, 그 개를 사람이 잡아 먹기로 했다. 25,000원 주고 팔았다. 나는 이 때 책상에서 울었다. 아버지께서


"누가 우노" 하시며 "왜 우노 야야" 하셨다.
"개를 잡아가."


난 화가 나서 이렇게 말했다. 이때 욕이라도 한번 하고 싶었다.


그 이튿날 사람들로부터 소문이 났다. 심지어 아이들까지 내가 울었다고 했다. 그 후 순칠이가 왔다. 순칠이도 옛날에 큰 개가 있었는데 그 개도 잡아 먹었다고 한다. 순칠이도 그 때 울었다고 한다.


나는 그 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나 혼자 있고 싶었다. 개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올랑 말랑 한다.


(1980.11.23.)





* 주운 돈 - 권순칠


학교에 가다가 돈 100원을 주웠다. 돈 100원을 주웠는데 그 주인이 나타났다. 그 돈의 주인은 주필이었다. 나도 국어책에 나왔듯이 '없어졌던 영수증'처럼 해봤다. 그러나 주인은 주필이었다. 나는 "니꺼 돈 맨 연도로?" 하고 물었다. "내가 임마야, 그거까지 기억하나, 자슥아." "니 자슥아 그랬데이, 개 새끼야." "니는 개 새끼 왜 그래, 요노무 새끼, 진짜 맛좀 봐야 되나?"라고 했다.


(1980.4.10.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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