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7.

저자의 죽음








<새로운 인생(세계문학전집 134)> - 오르한 파묵



       
"나린 박사는 책의 저자가 살해된 것에 대해 전혀 유감스럽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181)

"순수한 것에, 변하지 않는 것에, 진실한 것에 이르고 싶은 거지? 그렇지만 그런 근원이나 시작은 없어. 우리 모두가 모방하고 있는 어떤 진실, 어떤 열쇠, 어떤 말, 어떤 기원을 찾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야."(303)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내 머릿속은 항상 복잡하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는 누군가가, 어쩌면 천사가 항상 냐게 도움을 준다."(33)


"책들이 내게 대화를 하고 싶게 자극을 불러 일으켰지만, 나는 이를 주로 머릿속에서 책들끼리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때로, 계속해서 여러 권을 읽으면 그 책들끼리 속삭이는 게 들렸고, 이렇게 해서 내 머릿 속이, 모든 구석에서 각각의 다른 악기가 소리를 내는 오케스트라 연주장으로 바뀌어 버린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내 머릿속의 이 음악 때문에 내가 인생을 견디며 산다고 인식했다.


예를 들면, 어느 밤 아내와 딸이 잠든 후에 시작되는 그 매력적이지만 고통스러운 고요 속에서, 자난을, 나를 그녀와 만나게 해주었던 책을, 그러니까 인생을, 천사를, 사고를, 시간을, 텔레비전의 만화경 같은 색깔들을 감탄하며 바라보면서 생각할 때, 이 음악이 사랑에 대해 내게 속삭인 것들로 시선집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나이에, 내 인생은 사랑으로 인해 엉망이 되었기 때문에 (보시는 바와 같이 독자 여러분, 책을 탓하지 않을 정도로 저는 멀쩡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신문이며 책이며 잡지며 라디오며 텔레비전에서 칼럼니스트며 여론 분석가며 소설가 들이 말한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323~324)


"보시는 바와 같이 나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얘기하지 않았나! 이제는 그것이 새롭다거나 새롭지 않다거나 하는 데 신경 쓰지 않는다. 잘난 체하기를 좋아하는 일련의 바보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한두 단어라도 말하는 것이 침묵보다는 낫다. 비정함으로 천천히 전진하는 기차처럼, 인생이 우리의 영혼과 몸을 소멸시키며 지나갈 때 침묵하면, 입을 닫고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325)

"독자의 영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빼앗을 수 있을 것인가?"(396)


"강력하게 주장하지는 않지만 나는 나 자신을 좌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내가 알고 있는 좌익주의란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다. 좌익주의는 모든 역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397)

- 옮긴이 해제에 인용된 오르한 파묵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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